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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가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법





그동안 에디터들은 '친환경 건축'이 너무 궁금했습니다.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40%는 건축(건축 과정+완공 후)에서 나온다는데, 이를 줄일 방법은 잘 알려지지 않은 듯했습니다. 그래서 건축 박람회도 기웃대봤지습니다. 하지만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뺐다는 이유만으로 '친환경'이라는 건축 자재에 실망했을 따름입니다. 건물 벽체로 쓸 수 있는 태양광 패널도 눈에 띄었지만, 아직 보급 단계까진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중 '패시브 건축'이란 개념도 배우게 됐는데, 단열을 잘 해서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지만 그 외의 건축 자재들은 그대로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의외로, 친환경과 제일 거리가 멀 것 같았던 시멘트 업종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단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시멘트가 뭣이 중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우리가 몰랐던 변화의 흐름이 꽤 거셌습니다.

열분해 필요 없는 '고로 슬래그'


짐작하시다시피 시멘트 업종은 제품 생산 단위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업종으로 꼽힙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를 차지한다고.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30위 기업 중에도 시멘트 기업이 6곳이나 포함돼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시멘트 회사들이 탄소감축을 하면 기후위기 대응에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거란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시멘트 회사들은 '저탄소 시멘트'를 개발 중입니다. 시멘트의 탄소 배출은 주로 ①석회석을 이산화탄소와 석회로 열분해하는 과정(60%) ②화석연료 연소(40%)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1번 문제를 해결하는 대표적인 방안은 철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부산물 '고로 슬래그'를 시멘트 대신 쓰는 방법입니다. 열분해가 필요 없어서, 쉽게 말해서 원료를 구울 필요가 없어서 탄소배출량이 확 줄어듭니다. 고로 슬래그의 탄소배출량은 톤당 70.5kg, 일반적인 시멘트(톤당 926kg) 대비 10분의 1도 안됩니다. 내구성도 좋아지고 심지어 가격도 싸서 이미 국내 기업들도 많이 도입 중인 해결책입니다.

2017년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대포전교 중앙분리대에 시공된 저탄소 시멘트. /사진=한국도로공사


내뿜은 탄소 다시 붙잡아 쓰기, CCUS


2번은 물론 신재생 에너지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공장에서 생겨나는 폐열(버려지는 열)을 모아서 다시 쓰는 시스템도 인기입니다. 이밖에 건설폐기물을 가져다가 재활용하기도 하고, 산업폐기물과 이산화탄소를 시멘트 보충제로 만들어서 시멘트 20%를 대체(탄소배출량 30% 감축)하는 기술을 개발 중인 회사(캐나다 '카본 업사이클링 테크놀로지스')도 있습니다.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기술도 개발 중입니다.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붙잡아서(포집) 저장하고, 다시 에너지원 등으로 쓴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독일 회사인 '하이델베르크 머티리얼'은 외부 기업과 협업해 탄소 포집 기술을 개발했고 올해부터 노르웨이 공장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50%를 포집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개발 중인 기술인만큼 앞으로 더 갈고 닦아서 2030년까지 15억 유로(2조2093억원)를 투자해서 이산화탄소 1000만톤을 포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다행히도,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저탄소 포트폴리오'를 꾸리면서 시멘트처럼 탄소를 내뿜는 업종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ESG의 관점에서 금융사들도 기후위기를 부추기는 기업들은 투자를 지양하려는 추세입니다. 덕분에 시멘트 업종도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내수 시장 비중이 95%인 우리나라 시멘트 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은 제품 생산 단위당 평균 0.8321tCO2로 글로벌 평균(0.617tCO2)보다 높은 편입니다. 환경 성과 공시도 글로벌 대비 저조하다는 지적입니다. 지용사님들의 감시와 지적과 호된 비판이 앞으로 관건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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