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6일 한일중 3국 정상 만찬 행사에서 “한때 멸종되다시피 한 따오기 복원을 위해 3국이 힘을 합친 것처럼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국민들이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들이 많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따오기는 개체 수가 증가해 3국 모두에 서식하며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 등 3국 협력의 결실이자 상징이 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된 만찬에서 “3국은 한자, 차(茶) 문화, 젓가락 같은 문화적 공통점이 있고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해왔다”며 3국의 협력에 대해 강조했다.
이날 만찬에 앞서 한일중 지도자들은 만찬장 중앙에 전시된 3국 도예가들의 작품을 관람했다. 올해 김해에서 열린 한일중 도자문화예술 국제교류워크숍에서 3국 도예가 9명이 각 출신 지역의 문화, 재료와 기법 등을 서로 나누며 빚어낸 작품들이다. 또 한일중 다문화 어린이 21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이 아름다운 봄날의 만남을 축하하는 의미를 담아 일본과 중국의 대표 민요도 불렀다.
만찬 이후에는 한국의 가야금, 일본의 샤쿠하치, 중국의 얼후 등 3국의 전통악기 연주자가 모여 중국과 일본의 대표곡을 합주했다. 마지막 공연인 현대음악 밴드공연에서 음악가들은 앵콜곡으로 신중현의 ‘봄비’를 불렀다.
만찬에는 삼국의 공통 식재료인 두부·만두·장류를 활용해 만든 대게 궁중 어만두, 한우 양념갈비와 구운 채소, 오색 골동반, 시금치 된장국 등의 한식 메뉴가 제공됐다. 김수경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삼국의 깊은 유대와 계속될 협력의 의미를 담았으며, 초여름 궁중에서 즐겨 들던 전통음식을 대접함으로써 한식의 우수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리창 중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리 총리가 용산 대통령실을 떠날 때 마침 봄비가 내리자 ‘봄밤에 내리는 기쁜 비’라는 의미의 두보의 시를 인용했다. 윤 대통령은 이 시를 모티브로 2009년 개봉한 영화 ‘호우시절’도 언급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과 리 총리는 지난해 9월 자카르타 아세안 정상회의 이후 8개월 만에 재회했는데 이러한 반가움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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