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동통신 2위 기업 T모바일이 지역 이동통신사인 US셀룰러 일부 사업권을 44억 달러(약 6조 원)에 인수한다. 당초 1위 버라이즌과 ‘나눠먹기’가 예상됐으나 T모바일 단독으로 US셀룰러 사업권 일부를 인수하는 데 만족했다. 공격적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한 T모바일이 또 한 번의 확장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다.
28일(현지 시간) T모바일은 US셀룰러 주파수 사용권 30%와 매장·가입자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 대가로는 24억 달러를 지불하고 US셀룰러의 부채 20억 달러를 대신 맡기로 했다. 총 44억 달러를 들인 셈이다.
US셀룰러는 주파수 사용권 70%와 기지국을 보유한 채로 이를 T모바일에 장기 임대해주기로 했다. US셀룰러를 통째로 인수할 시 독과점 심사 통과가 어렵다는 판단에 우회로를 택한 셈이다. 당초 T모바일과 함께 US셀룰러 분할 인수를 검토했던 버라이즌이 참여했다면 독과점 심사 통과가 수월했겠으나, 버라이즌이 인수전에서 발을 뺀 것으로 보인다.
US셀룰러는 미국 중부를 중심으로 21개 주에서 서비스하는 지역 이통사다. 지난해 말 기준 회선 수는 무선과 사물인터넷(IoT)을 포함해 총 460만 가량이다. T모바일은 이번 인수로 US셀룰러가 강세인 지역의 5G 주파수·기지국을 확보하게 됐다. 가입자 또한 늘었으나 1위 버라이즌과 격차는 여전히 2000만 회선가량에 이른다.
T모바일은 꾸준한 M&A로 세를 불려온 회사이기도 하다. 당초 4위 업체였으나 2020년 경쟁사 스프린트를 인수해 AT&T를 제치고 휴대전화 회선 기준 2위로 오른 바 있다. 최근에는 T모바일 회선을 사용하는 알뜰폰(MVNO) 업체 민트모바일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키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