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산업이 비가 오는 날에도 품질 문제 없이 콘크리트를 타설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신제품은 시간당 강우량이 5㎜ 이하일 때 적용 가능한 제품으로 상용화 시 공사 기간을 단축시켜 공사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잇따른 건축물 안전 사고로 강우 타설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고 관련 정부 기준도 부재해 당장 제품을 상용화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전망이다.
삼표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표산업은 강우 타설용 콘크리트 ‘블루콘 Rain OK’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삼표산업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등 국내 4개 대형 건설사와 함께 제품을 개발했다. 기존에 물 속에서 교량 타설 작업 등을 위해 쓰이는 수중 콘크리트는 있었지만 비가 올 때 지상에서 타설할 수 있는 제품은 없었다. 삼표그룹 관계자는 “이번 제품 개발은 국내에서 최초”라며 “해외에서도 강우 타설용 콘크리트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신제품은 시간당 강우량이 5㎜ 이하일 때 사용할 수 있다. 삼표산업과 4개 건설사는 시간당 강우량이 5㎜인 조건에서 실험을 진행해 강우 타설용 신제품이 일반 제품 대비 25% 높은 강도를 내는 것을 확인했다. 건설 현장에 물이 고이는 상황을 고려해 물을 40㎜ 채운 뒤 타설하는 조건에서도 신제품이 일반 제품보다 33% 높은 강도를 지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건축학회 건축기술지침에 따르면 일반 제품은 시간당 강우량이 1㎜일 때 강도가 10%, 4㎜일 때 35% 낮아지지만 이런 조건을 극복한 것이다.
삼표산업은 신제품의 안정성을 최종 점검하고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올 장마철 수도권 건설 현장에서 제품 테스트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때 제품 안정성이 입증되더라도 당장 상용화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지난 몇 년 잇따른 건축물 안전 사고로 강우 시 콘크리트 타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존재하고 있고 관련 정부 기준도 모호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나 한국주택토지공사(LH) 등 관련 부처·기관은 강우 타설에 대해 시간당 강우량에 따른 타설 허용·금지 여부나 기준 등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제품이 상용화되면 공사 비용 단축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건축물 비용은 토지 취득 비용을 제외하면 상당 부분이 인건비와 금융 비용으로 이뤄지는데 강우 타설이 가능해져 공사 기간이 단축되면 공사비 또한 낮아지게 된다. 박민용 삼표산업 상무(특수 콘크리트 담당)는 “이번 신제품 개발을 통해 강우 시 모호한 타설 제한에 얽매이지 않고 압축강도 저하를 개선한 콘크리트 타설로 여러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며 “국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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