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첫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한국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지원과 삼성전자의 대미 투자 수십억 달러를 이끌어냈다는 점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이에 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이 바이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바이든 정부의 우크라이나 및 중동 정책 실패로 심각한 안보 위기를 불러왔다고 맹공했다. 다만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대북 정책 등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어 한반도 관련 의제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CNN방송이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 양측은 시작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극명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먼저 트럼프는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에 올 때마다 600억 달러(약 82조 원)를 받아간다. 그는 최고의 세일즈맨”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내년 1월 20일 취임 전에 당선인 신분으로 전쟁을 끝내겠다”는 주장을 펼쳤다. 트럼프는 또 “우리와 우크라이나 사이에는 바다(대서양)가 있다”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바이든은 “난 이처럼 어리석은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이 남자(트럼프)는 나토에서 탈퇴하고 싶어 한다”며 “일본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50개의 다른 국가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데 그들은 이게 전 세계의 평화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은 이어 “나토 동맹들은 우리만큼이나 우크라이나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그게 우리가 강력한 이유”라고 반박했다.
대외 정책과 관련해서는 트럼프가 “바이든은 우리를 3차 세계대전으로 이끌고 있다”며 “푸틴과 시진핑·김정은은 바이든을 존경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이 신사(바이든)와는 아무것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바이든은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앞서가는 미국을 만들었다”며 “트럼프처럼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주고받으며 미국을 농락하게 만들지 않았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나 정작 한국의 관심사인 북러 조약 이후 한반도 핵 억제력 강화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경제 문제를 두고는 삼성전자의 대미 투자가 바이든 행정부의 성과로 거론됐다. 해당 발언은 양측이 바이든의 고령 이슈를 두고 충돌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바이든은 ‘재선 시 86세에 임기를 마치게 되는데 대통령직 수행 역량이 충분한지’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 사람(트럼프)은 나보다 세 살 어리지만 훨씬 능력이 떨어진다”며 “나는 한국에 가서 삼성이 수십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도록 설득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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