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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부마항쟁 명예도로 지정 무산

보수단체, 같은 도로 구간 놓고 복수로 명칭 신청

시 주소정보위 유사 성격 도로 이미 지정 등 고려

지난 2019년 2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부마항쟁 단체 관계자들이 부마민주항쟁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부터 추진된 경남 창원시 '부마항쟁 명예도로' 지정이 무산됐다. 같은 도로 구간을 두고 복수로 신청된 이름을 두고 심의한 결과 모두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창원시는 지난 4일 오후 열린 주소정보위원회에서 부마항쟁 명예도로 지정 안건을 부결 처리했다고 5일 밝혔다.

부마항쟁 명예도로 지정은 지난해 부마민주항쟁 44주년을 맞아 지역언론과 시민사회가 제안한 내용을 창원시와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가 적극적으로 공감해 추진됐다. 명예도로는 도로주소법에 따라 행정당국이 법에 명시된 수준의 타당한 목적이 있으면 지정 가능하다. 부산시는 지난해 부산대 정문부터 부산대역까지 440m 구간을 '10.16 부마민주항쟁로'로 지정한 바 있다.

지난해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창원시에 부마항쟁로 지정을 위한 협조 공문을 제출했고, 시는 명예도로 추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사전 작업을 진행했다. 4월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가 시에 제안한 명예도로 구간은 서성광장사거리에서 시작해 마산어시장→오동동다리→가야상가(옛 가야백화점)→용마맨션→신세계백화점→고속버스터미널→양덕로에 이어 마산역까지 4.4㎞이다.



하지만 시는 도로명주소법상 명예도로명은 기업 유치 또는 국제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부여할 수 있다고 규정한 점을 부결 사유로 들었다. 또 마산지역에 유사한 성격의 명예도로인 '민주화거리'(마산중부경찰서∼오동동 3·15 의거 발원지)가 이미 지정돼 있는 점 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주소정보위는 이밖에 '마산어시장로'와 '마산수출자유로' 명예도로 지정 안건도 모두 부결했다. 지역 보수단체가 제안한 마산어시장로와 마산수출자유로는 사업회 측이 제안한 부마항쟁 명예도로 구간과 일부가 중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마산수출자유로는 마산자유무역지역 일대의 현 도로명 주소로 사용되는 '무역로'와 헷갈릴 수 있는 점 등도 감안했다.

시는 3건의 제안이 마산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구간이 중복되는 점, 관련법에 따라 기업 유치·국제교류 목적 부분에서 다소 미달해 모두 부결됐다고 설명했다.

부마항쟁은 박정희 대통령 유신독재에 항거해 1979년 10월 발생한 민주화운동이다. 10월 16일 부산대학교를 중심으로 부산에서 첫 시위가 시작됐고 10월 18일 마산(현 창원)으로 확산해 경남대생과 마산 시민들이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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