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중학생 3명 중 1명은 내신 수학 과목이 100점 만점에 60점 미만, ‘예비 수포자’(수학 포기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전수평가에서 표집평가로 바꾸고 초·중학교 지필고사에서 상대평가를 등한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중학교 3277개교의 1학기 교과별 학업 성취 결과를 분석한 결과, 학교 내신 성적이 60점 미만을 받아 최저인 E등급을 받은 학생 비중은 35.2%로 나타났다.
각 중학교는 학년별로 교과별 평균 점수와 A·B·C·D·E 절대평가 5단계 성취도별 학생 분포 비율을 공시한다. A는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 B는 80점 이상~90점 미만 등 식으로 10점 단위로 성취도가 매겨진다.
5개 주요 과목 가운데 수학의 60점 미만 비율이 가장 높았고 영어(29.6%), 과학(29.3%), 사회(21.9%), 국어(18%)가 뒤를 이었다. 수학 60점 미만을 받은 학생이 50%가 넘는 학교는 374개교로 집계됐다. 전체 분석 대상의 11.4%로, 작년(8.2%)보다 3.2%포인트 확대됐다.
지역별 격차도 컸다. 수학 60점 미만 비율을 지역별로 보면 강원(41.8%), 경북(40.6%), 충남(40.6%) 순으로 높았다. 반면 울산(24.9%), 서울(27%), 부산(29.2%) 등은 낮은 편이었다.
90점 이상으로 A등급을 받은 학생 비율은 영어(30.4%), 사회(27.7%), 국어(26.3%), 수학(25.4%), 과학(24.3%) 순으로 분석됐다. 울산은 5개 과목의 A등급 비율이 전국 17개 시도 중 최고로 나타났다.
올해 1학기 전국 중학생의 과목별 평균 점수는 수학 68.6점, 과학 71.3% 순으로 낮았다. 반면 국어는 75.8점으로 가장 높았다.
교육계에선 이런 학력 격차가 상대평가를 등한시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보고 있다. 현재 초·중학교에서는 지필고사를 보더라도 상대평가를 하지 않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시행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도 초등학교는 2013년에 폐지됐으며, 중·고등학교는 2017년 모집단 전체를 대상으로 평가하는 ‘전수평가’에서 모집단 가운데 3%의 표본만 골라서 평가하는 ‘표집평가’로 축소됐다.
종로학원은 “E등급 비율과 평균 점수 분포로 볼 때 수학 과목은 중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고 포기한 경우가 가장 많은 과목으로 볼 수 있다”며 “수학 다음으로 평균이 낮은 과학도 변별력 있는 과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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