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30일 한 장 남은 대선행 티켓을 두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며 경선 마지막 토론까지 마무리했다. 이날 경선 경쟁자였던 나경원 의원의 지지까지 확보한 김 후보는 당심을 등에 업고 한 후보의 정치 경험 부족을 지적했다. 인공지능(AI), 청년, 부동산, 감세 공약을 쏟아내며 정책 대결에 집중한 한 후보는 정치 세대 교체를 주장하며 김 후보를 몰아세웠다.
이날 토론에서 한 후보가 “정치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하자 김 후보는 “한 후보 같은 사람들로 교체가 많이 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검증이 안 된 상태에서 교체를 하니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두고 한 후보의 책임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앞서 두 후보는 모두 감세 공약을 내보이며 정책 대결에도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중산층을 두텁게 하고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히며 종합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 배우자 간 상속세 폐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을 들고 나왔다.
먼저 종합소득세의 과세표준과 공제액을 물가 변동에 따라 조정하는 물가연동제 도입을 공약했다. 김 후보는 “물가 상승률이 반영되지 못한 과세표준과 세액공제로 지난해 국세 대비 근로소득세 비중이 18%가 넘어 국민들의 삶이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각종 세제의 최고세율도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4%에서 21%로 인하하겠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6%에 비해 턱없이 놓은 상속세 최고세율도 현행 50%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현행 유산세도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개편하고 배우자 간 상속세와 최대주주 할증 제도 폐지도 공약했다.
특히 이날 김 후보는 앞선 경선에서 맞붙은 나 의원을 비롯해 전직 국회의원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며 당심을 끌어모았다.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나 의원은 “대선 승리를 위한 대통합 빅텐트를 적극 실현해 자유와 법치를 지킬 용광로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정계 은퇴를 선언한 홍준표 캠프 인사들도 “빅텐트가 승리 방정식”이라며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출마 직후부터 근로소득세 인하 등을 내건 한 후보도 이날 인적공제·자녀공제의 확대와 법인세의 누진적 구조 개편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가족을 부양하는 일하는 국민의 세 부담을 덜고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또 “국민이 원하는 곳에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넓히기 위해 용적률과 건폐율 규제를 완화하겠다”며 “현재 법안에서 제외된 강남 3구와 용산구까지 적용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이 학자금을 청년 대신 상환해주고 법인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는 대리상환제 등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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