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질환과 암으로 고통을 겪는 소아·청소년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유족이 내린 통 큰 사회 공헌 결단이 5년째에 접어들며 희망의 결실을 맺고 있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은 2일 병원 내 CJ홀에서 200여 명의 환자와 가족·의료진이 함께하는 ‘우리들은 자란다’ 행사를 개최했다. 병마와 싸우면서도 자신만의 꿈을 키워가는 어린이들에게 뜻깊은 어린이날을 선물하기 위해서다. ‘아픔은 멈춤이 아니다’ ‘우리들은 자란다’를 슬로건으로 한 이번 행사에서는 전국의 소아암, 희귀 질환 환자와 보호자들이 보내온 꿈과 소망을 소개하고 응원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들은 모두 소아암·희귀질환극복사업 참여를 통해 환자 자신의 치료에만 그치지 않고 다른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등 유가족은 ‘모든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보살피는 일이 우리의 사명’이라던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3000억 원을 기부했다. 이를 재원으로 출범한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극복사업은 소아암, 희귀 질환 환자들의 치료와 연구를 10년간 지원한다. 202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207개 의료기관과 의료진 1529명이 협력하면서 총 1만1822명의 환자가 진단받고 5512명이 치료를 받았으며 2만9379건의 코호트 데이터가 등록됐다.
최은화 서울대어린이병원장은 “이번 행사는 고 이건희 회장님의 고귀한 뜻을 이어받아 치료로 지쳐 있는 환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아이들이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자라도록 전국 의료진과 협력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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