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은 레슨 영상에서 ‘수직낙하’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주로 백스윙 톱에서 다운스윙으로 전환하는 과정의 동작을 설명하면서 쓰이는 표현이다. 실제로 전환 단계에서 어떻게 몸을 써야 하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많다. 백스윙은 제대로 하는데 다운스윙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손과 팔, 어깨에 힘을 잔뜩 주면서 볼 스트라이킹과 파워에서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톱에서 힘을 쓰면 안 되는 이유
아마추어 골퍼들이 전환 단계에서 가장 흔히 범하는 실수는 백스윙 톱에서 손의 힘으로 클럽을 끌어내리려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손이 매우 가파르게 내려오면서 클럽헤드가 이동할 공간이 막혀 버린다. 이걸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몸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고, 그래서 배치기라고 부르는 얼리 익스텐션 동작을 취해줄 수밖에 없다. 페이스가 스퀘어로 돌아오지 못한 탓에 슬라이스나 푸시 샷이 나오기 쉽다. 아울러 힘이 미리 빠져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샷 거리도 줄어들게 된다. 백스윙까지 잘 해서 힘을 축적해 놓았는데 이 힘을 다운스윙 시작 때 한 번에 다 써버려 정작 임팩트 구간에서는 손이나 손목, 팔의 힘으로만 치게 되는 것이다. 헤드가 앞으로 넘어와 엎어지며 치는 캐스팅 동작이 나오기도 한다.
▲수직낙하 드릴을 익히자
골프 스윙은 꼬임을 이용하는 회전 운동이다. 백스윙을 하면서 몸은 한 방향으로 꼬인다. 상체(예를 들어 약 90도)가 하체(예를 들어 약 30도)보다 더 많이 돌기 때문에 꼬임이 생긴다(X-팩터라는 말도 하늘에서 내려다봤을 때 골반과 어깨가 이루는 꼬임의 각도를 말한다). 전환 단계에서는 그 꼬임을 더 키우기 위해 먼저 골반을 본래의 상태로 되돌리는데 이것을 ‘하체로 다운스윙을 리드한다’고 표현한다.
하체로 리드해 상하체의 꼬임을 극대화하고 파워가 미리 빠져나가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직낙하’ 드릴을 활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어드레스에서 몸을 회전해 백스윙 톱 자세를 만든다. 스윙은 끊어지는 구간이 없어야 하지만 올바른 전환 단계의 움직임을 익히기 위해 톱에서 멈춰 셋을 센다. 이 상태에서 약 30도 회전한 골반만 어드레스 때 위치로 되돌려줘 정면을 바라보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상체를 회전하려고 하지 않아도 골반의 회전에 끌려 어깨와 팔이 어느 정도는 움직이게 된다. 이에 따라 양 손은 30cm가량 지면을 향해 아래로 내려오는데, 이게 바로 수직낙하 동작이다.
중요한 점은 이 구간에서 양 손은 힘을 써서 당겨 내린 것이 아니라, 골반의 회전에 따라 자연스럽게 내려온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 방향 전환의 동작과 감각만 완벽하게 익히면 강력한 다운스윙을 할 수가 있다. 골반이 열리고 양 손이 적절한 위치에 놓이면서 클럽헤드가 이동할 경로가 확보되기 때문에 거침없이 휘두를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골반을 정면으로 되돌릴 때 의도적으로 팔의 힘을 빼면 안 된다는 것이다. 클럽을 지탱하기 위한 힘을 유지함으로써 양 손과 몸 사이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고 유지되도록 한다.
다운스윙 전환 동작이 익숙해지면 톱에서 멈추는 단계 없이 연속 동작으로 다운스윙과 피니시까지 가져가보자. 이 전환 단계 드릴에 따라 스윙을 하면 파워를 쏟아내야 하는 부분인 임팩트 구간에서 헤드스피드가 최고치에 도달하게 된다. 클럽을 거꾸로 들거나 가느다란 막대를 들고 스윙을 해보자. 공기를 가르는 ‘휙’ 소리가 임팩트 구간 뒤쪽이 아닌 앞쪽에서 들리게 될 것이다.
이동환은 2003년과 2004년 한국과 일본 아마추어선수권을 잇달아 석권했으며, 일본프로골프 투어에서 최연소 신인왕에 오르고 통산 2승을 거뒀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미국 PGA 투어 퀄리파잉을 수석으로 통과해 2020년까지 미국 무대에서 뛴 뒤 지난해부터 KPGA 투어에서 활동 중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ygolf@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