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스카이(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 새내기 법조인들이 판·검사 지망을 줄이고 지방대 등 비스카이 출신 신임 판·검사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갈수록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이 대형 로펌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형 로펌 변호사 대비 판·검사들의 처우와 대우가 동시에 하락하면서 이 같은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143명이 신임 재판연구원(로클럭)으로 임명됐다. 사법연수원에서 후보자 교육을 마친 이들은 이달부터 전국 법원에서 근무를 한다. 출신 로스쿨별로 보면 전남대가 18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북대(16명), 성균관대(15명), 이화여대와 한양대(각 11명) 순이다. 지난해 신임 로클럭의 출신 로스쿨은 이화여대(14명)가 가장 많았다. 이어 성균관대와 전남대가 11명, 경북대가 9명으로 뒤를 이었다.
신임 검사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해 신임 검사를 가장 많이 배출한 로스쿨은 이화여대(10명)였다. 이어 경북대와 부산대가 9명씩 배출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과거 사법시험과 달리 로스쿨은 학부가 아닌 대학원 기준으로 판검사 배출을 보기 때문에 사시와 단순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그럼에도 규모도 큰 상위권 로스쿨 출신이 판검사를 지망하지 않는다는 것은 뚜렷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학부 기준으로 봐도 사법고시 당시 대비 로스쿨 출신 법조인의 판검사 지망은 낮다. 법조계에 따르면 2023년 12월 재직 기준 SKY 학부 출신 로스쿨 졸업생 중 판사 비율은 60.7%다. 검사 비율도 62.4%였다. 반면 사법고시 합격생 중 판사 출신 학부 비율을 보면 SKY 출신이 77.6%로 SKY 학부 출신이면서 로스쿨을 나온 판사보다 17%p 높았다. 같은 기준으로 검사 역시 65.3%로 로스쿨-SKY 학부 출신보다 3%p 가량 높았다.
이처럼 과거 사시 시절보다 최근 SKY 로스쿨(학부 출신 포함) 출신 새내기 법조인들이 판·검사 지망이 꾸준히 하락하는 것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상위권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이 대형 로펌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10대 로펌 신입 변호사 255명 중 이들 5개 로스쿨 출신 비율은 85%에 달한다.
한 지방 로스쿨 학생은 “지방은 일단 유명한 로펌에는 가지 못한다”면서 “검사나 판사라도 안 되면 흔하디 흔한 ‘서초동 변호사’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서울대(로스쿨 기준) 출신 100명이 대형 로펌에 갈 수 있다고 하면 연고대는 20~30명, 성균관대·한양대·이대는 5~10명이 공식”이라고 전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첫 목표는 빅펌에 가는 것이라고 한다"며 "판검사를 지망하는 것도 판검사 출신 대형 로펌 변호사 타이틀을 따기 위한 말도 나온다"고 자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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