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축제 시즌을 맞아 대학들이 분주하게 축제 준비를 하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적게는 1억 원 많게는 3억 원대의 예산이 투입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2일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나라장터에는 봄 축제 개최를 위한 행사 용역을 발주하는 대학교 공고가 잇달아 게시돼 있다. 부산 지역 학교 중에는 지역거점대학교인 부산대를 비롯해 국립부경대, 동의대, 경성대, 동서대, 부산외대 등의 공고가 올라왔다. 이 중 올해 가장 많은 예산을 배정한 학교는 부산대다. 부산대는 오는 28~30일 사흘간 열리는 축제에 3억3000만원을 투입한다. 이 금액에는 국내 정상급 가수 등을 섭외하는 비용과 경호 인력 운영비를 비롯해 행사 기획 및 연출, 무대 설치·설비 등의 비용이 모두 포함됐다. 이는 사립대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부산외대가 26~28일 여는 행사에 1억1000만원의 예산을 배정한 것에 비하면 무려 3배에 달한다. 이는 국립부경대(1억9090만원)는 물론, 비슷한 기간 공고를 게시한 동의대(2억2000만원), 경성대(1억8300만원), 동서대(1억6500만원) 등 여느 사립대보다 더 많다.
문제는 축제 예산 대부분이 연예인 섭외에 쓰인다는 점이다. 지난해 축제에 약 3억원을 투입한 부산대는 이 중 70% 정도를 가수 섭외에 활용했다. 교내 구성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화합을 즐기는 방식보다는 일회성에 그치는 유명 가수의 공연으로 대동제의 의미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한 교내 구성원들의 의견은 갈린다. 학내 커뮤니티를 통해 축제 규모의 기대감을 드러내며 어떠한 가수가 초청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을 표하는 학생들이 있는 반면, 몇몇은 과도한 비용이 투입되는 것에 대한 비판을 제기한다. 축제 비용 특성상 상향된 금액 수준을 다시 낮추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부산대 학생과 관계자는 "우리 학교는 거점국립대학교라는 점에서 단순히 학생들만의 축제가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올 수 있는 축제라고 생각한다"며 "투입 비용을 계산했을 때 하루에 1억원 정도의 금액이지만, 주민들이나 다른 지역의 학생들이 수혜를 누리는 걸 생각하면 충분히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4년제 일반 및 교육대학 193개교 중 70.5%인 136개교가 등록금을 인상했다. 다만 국·공립대학들은 대부분 등록금을 동결했다. 국·공립 대학 39곳 중 교대 10곳과 한국교원대, 서울시립대를 제외한 27곳이 등록금 동결을 결정했다. 2025학년도 학생 1인이 연간 부담하는 평균 등록금은 710만6500원으로 전년 대비 4.1% 상승했다. 금액으로는 평균 27만7000원이 올랐다. 이는 16년만에 최대 인상폭이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부터 등록금 인상 대학에 국가 장학금 일부 유형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을 사실상 제한했다. 그 결과 대학들은 15년간 등록금을 사실상 동결했다. 이 기간 동안 대학들의 재정난은 심화됐다. 시설 투자를 하지 못해 강당 천장에 비가 새고 화장실은 낙후됐다. 우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글로벌 대학과 기업들간의 경쟁은 심화되는데 한국 대학들은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못해 교원 영입에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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