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억 원을 들여 완공됐지만 활용도가 떨어져 이른바 ‘혈세낭비의 전형’이라 불렸던 용인 ‘미르스타디움’이 경기 남부의 새로운 스포츠메카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8년 완공된 용인 미르스타디움은 상대적으로 개발이 더딘 처인구 삼가동 일대의 개발 거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코로나 펜데믹과 부실한 운영이 겹치면서 지금까지 ‘세금 먹는 하마’라는 달갑지 않은 오명을 써야 했다. 반면 보조 경기장 건립과 시민프로축구단 창단 계획, 대형 축구 이벤트 유치 등으로 미르스타디움이 용인을 이른바 ‘스포츠의 중심도시’로 탈바꿈 시켜 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6일 용인시에 따르면 2022년 민선 8기 출범 이후 미르스타디움은 각종 시설 업그레이드 및 이벤트 유치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날아오르는 용의 모습을 표현한 미르스타디움은 건설비로만 3218억 원을 쏟아부었으며, 인구 100만 도시가 된 용인시의 위상을 상징하는 공간으로도 불린다.
특히 지난해 10월 열린 대한민국 축구 남자국가대표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대 이라크전) 경기는 미르스타디움의 미래 가능성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회를 앞두고 제기된 교통 혼잡 등 각종 사고발생 가능성 우려와 달리 경기는 만원 관중 속에서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용인시는 경기 개최와 함께 주변 상권이 평소보다 30% 이상의 매출 신장을 이룬 것으로 추정한다.
용인시는 또 미르스타디움을 공인 육상 경기장으로 승인 받기 위해 2022년 11월 완공한 보조 경기장이 제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용인시는 보조 경기장에 6레인의 육상장과 다목적 구장, 부대 시설 등을 설치해 전국육상대회 유치 및 경기도 종합체육대회 개최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여기에 기업 행사도 적극 유치하면서 경기장 운영에 따른 수익을 내기도 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이 올 3월 시청 청사에서 직접 발표한 시민프로축구단 ‘용인FC(가칭)’ 창단 계획은 미르스타디움의 위상을 한 단계 격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프로축구단 수원FC의 임시구장으로 활용되기도 한 미르스타디움은 최상급 잔디 상태로 이미 국가대표 선수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용인시는 미르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활용할 용인FC가 계획대로 2026년 K리그에 참가한다면 경기장 운영이 비로소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 중이다.
미르스타디움은 프로축구단 유치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해 용인시는 물론 주변 지자체들의 아쉬움을 산 바 있다. 연고 프로축구단이 정착해 경기장 주변 상권 활성화까지 이룬 인접 도시 수원을 롤모델로 삼았지만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불편한 교통 여건과 주변 인프라 부족으로 프로축구단 유치가 번번이 무산됐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라도 유치하면 활용도와 주목도를 높일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지난 2018년 개장 이래 열린 축구 경기라고는 2019년 여자축구대표팀 친선전과 2021년 무관중으로 치러진 남자올림픽축구대표팀 평가전 등이 전부였다. 육상경기의 경우 공인 보조경기장이 없어 국제대회는 고사하고 전국대회조차 치를 수 없는 형편이었다.
용인시는 향후 미르스타디움의 유지·보수를 위해서 인건비를 포함, 매년 20억 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하며 각종 이벤트 유치 등에 보다 힘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그동안 코로나 펜데믹 등으로 인해 운영이 비비했다는 지적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시민프로축구단 창단을 계기로 미르스타디움이 르네상스를 맞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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