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11번가가 배달대행 플랫폼 바로고 지분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주식을 넘기려 했지만 배달대행 업계 경쟁 격화로 영업손실이 이어지면서 지분 정리가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진 모습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해 SKS프라이빗에쿼티(SKS PE)에 바로고 우선주 54만 800주(6.24%)를 매각하려 했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현재까지 매수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는 2021년 250억 원에 지분을 취득해 바로고 4대 주주에 올랐다. 당시 기업가치는 약 3000억 원으로 평가됐다. 이듬해인 2022년에는 케이스톤파트너스가 기업가치 약 6000억 원에 500억 원을 투자했다. 11번가 측은 이를 토대로 최초 매입가보다 높은 가격을 원했지만 SKS PE는 기업가치에 대한 시각이 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바로고는 오토바이로 물품을 배달하는 기사와 화주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 코로나19 비대면 특수 당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 민족’과 쿠팡의 ‘쿠팡이츠’ 등이 자체적으로 배달기사 연결에 나서고 배달대행 플랫폼 간 경쟁이 격화되며 영업손실이 누적되고 있다. 바로고는 지난해 3207억 원의 매출을 거뒀지만 7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IB 업계 관계자는 “배달대행 플랫폼 시장의 손익분기점(BEP) 돌파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11번가의 지분을 인수할 후보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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