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수공장을 방문해 “더 많은 포탄 생산”을 당부했다. 포탄 생산이 이미 평년 대비 4배 늘었지만, 러시아로의 꾸준한 공급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7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제2경제위원회 산하 중요군수기업소들을 현지지도하고 포탄생산 및 기계공업 부문 실태를 점검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포탄생산기업소를 방문해 생산 실태·생산 능력확장·현대화 상황 등을 살폈다. 노동신문은 이 기업소가 “단계별 현대화 과업을 완벽하게 집행해 포탄생산실적을 평년 수준의 4배, 최고 생산 연도 수준의 근 2배로 끌어올렸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 역시 "포병 무력 강화에 핵심적인 기업소의 현대화가 높은 수준에 도달하고 포탄생산 능력이 비할 바 없이 고속 성장하게 됐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기업소의 노동계급이 포병 무력 강화이자 군대의 전투력 강화이고 싸움 준비완성임을 명심하라”며 "더 많은 포탄을 생산해 무력의 전력 확대에 이바지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북한의 포탄 생산량이 이처럼 늘어난 이유는 러시아에 공급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로이터 통신과 안보 관련 연구기관인 오픈소스센터(OSC)의 공동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23년 9월부터 최근까지 약 20개월 동안 수백만 발의 포탄을 우크라이나 전장의 최전선으로 보냈다.
특히 ‘앞으로도 더 많은 포탄을 생산하라’는 주문은 앞으로도 계속 공급할 계획이라는 의미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구체적인 대외 정세가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포병무력 강화와 기계공업 발전을 통한 지속적 국방력 증강, 러시아와의 군수분야에서의 체계적 협력 강화에 대한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에 대한 지속적인 무기 지원은 북한에 외화 수입·러시아로부터의 기술지원 같은 ‘선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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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오는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릴 러시아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 80주년 행사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6일 브리핑에서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북한 대표로 대사급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방북 당시 김 위원장을 모스크바로 초대한 가운데, 당초 이번 전승절을 계기로 김 위원장이 답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참전을 둘러싼 국제적 비난에 대한 부담, 다자외교무대 데뷔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불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김 위원장은 김일성처럼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틈새 실리외교를 펼칠 경험도 다소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다자외교의 경우 북한에 대한 관심도도 떨어질 가능성이 큰 데다 경호 측면에서 난도도 높다. 양 교수는 “김정은은 다자무대 데뷔보다는 별도 북러정상회담을 선호할 것”이라며 “첨단군사기술과 에너지 지원 등 ‘청구서’를 준비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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