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이 신약 개발의 필수 전략으로 떠오르면서 국내외 파트너십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해 바이오텍의 구체적인 상업화 전략·명료한 의사소통 등을 강조했다.
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2025'에서 '혁신을 여는 열쇠: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라는 세션이 진행됐다. 노보 노디스크·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빅파마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 회사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공유했다.
김민지 크로스보더파트너스 대표는 먼저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현 상황을 진단했다. 김 대표는 오픈이노베이션에 대해 "빅파마 입장에선 파이프라인을 보완하고 혁신을 추구할 수 있고, 바이오텍 입장에선 자본을 확보하고 외부로부터 검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라며 "바이오텍들은 회사의 전략적 경쟁력과 핵심 기술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텍의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김 대표는 "미국 바이오텍들도 최근 3년간 기업공개(IPO) 건수가 크게 떨어졌다"며 "뚜렷한 임상 데이터가 없거나 상업화 전략이 없으면 자본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올 1분기 역시 펀딩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 제약바이오 딜 규모가 올 1분기 75억 달러로 지난 3년간 가장 적은 수준이다. 투자 환경이 경색된 상황에서 글로벌 제약사들도 기술 도입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빅파마들의 인수합병(M&A) 전체 규모가 지난해 68% 감소했다"며 "바이오텍들은 과학만으로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인 자산, 수익 변곡점이 나올 것이라는 걸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자영 노보 노디스크 US 연구개발(R&D) 리드도 오픈 이노베이션의 중요성과 가치를 인정했다. 김 리드는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노보 노디스크는 특정한 조건 없이 여러 기준을 두고 다양한 초기 단계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의사소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올리버 카스트 베링거인겔하임 종양학 사업개발 헤드는 "파트너십을 맺은 두 회사 양측에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며 "임상시험 성공의 정의가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문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베링거인겔하임이 다른 제약사와 차별화된 점은 전임상 등 초기 단계 물질을 선호한다는 것"이라며 "연구하는 모달리티는 다양하되 세포치료제나 방사성의약품은 연구하지 않고 퍼스트인클래스 물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프리데만 야누스 바이엘 수석부사장(SVP)은 “항암, 심혈관, 신경계 및 희귀질환, 자가면역질환이 우리의 중점 분야”라며 “위험하지만 과감한 시도를 하는 전담팀도 구축해 신약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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