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산지 허위 광고 등으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논란에 휩싸이자 통영시가 거리 두기에 나섰다.
통영시는 올해 10월 열릴 제2회 통영어부장터 주관사는 공개입찰로 선정한다고 9일 밝혔다. 통영어부장터는 백 대표가 기획한 첫 수산물 축제로 더본코리아를 주관사로 지난해 11월 처음 선보여 3일간 30만 명을 동원했다. 다만 부실한 준비와 허술한 현장 관리 탓에 통영시는 ‘역대 최악의 축제’이라는 오명도 뒤집어 쓰며 천영기 시장이 공개 사과하기도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더본코리아가 어부장터를 맡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른바 ‘백종원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통영시도 대책 마련에 나섰고 6월 중 어부장터 용역업체 입찰 공고를 올릴 예정이다.
시는 수산물 소비 촉진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서 호재가 있었던 만큼 올해 축제 예산을 작년 6억 원의 배가 넘는 12억 2200만 원으로 대폭 증액했다. 이 중 70%가 8억 5000만 원이 주관사에 지급하는 용역비다. 주관사는 이를 토대로 축제 성격에 맞는 요리 개발과 부스 운영, 유튜브 홍보마케팅 등을 전담한다.
시 관계자는 “올해 축제 규모를 두 배 정도 키우다 보니 예산이 늘었다”면서 “최근 발생한 문제와 관련해 여러 가지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더본코리아와 협업했기 때문에 그 기준으로 사업 계획안을 올렸지만, 일방적으로 수의계약할 것이라는 오해가 있어 사업 추진 자체를 공정한 형태로 바꿀 계획”이라며 “공개 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축제에서 제기된 운영 미흡 문제 등을 충분히 조사해 보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행사가 커지는 만큼 수산물 요리콘텐츠를 늘리고, 조리 도구 등 위생 관리 문제 등을 꼼꼼하게 챙겨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백 대표와 함께 ‘제2의 예산시장’을 목표로 추진해 온 ‘먹거리 관광산업 육성’ 프로젝트는 일단 기존 계획을 유지하기로 했다. 시와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4월 △외식산업개발원 설립 △큰발개 수산식품 특화마을(로컬푸드 빌리지) 조성 △특산물 메뉴개발 및 외식업 컨설팅 등을 통한 인력양성과 창업지원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관광상품 개발 등을 골자로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외식산업개발원은 더본코리아 자회사로 식품개발, 창업·외식산업 교육, 컨설팅을 수행한다. 지상 3층 연면적 1007㎡ 건물 신축에 53억 원을 책정했다.
큰발개 수산식품 특화마을은 시가 매입한 주택 48가구를 리모델링해 청년창업공간과 먹거리광장으로 탈바꿈시키는 게 핵심이다. 보상비를 포함한 총사업비는 231억 원이다.
시 관계자는 “더본코리아와 함께 공모를 통해 기획한 사업이라 당장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계속 협의해 봐야 할 것 같다”며 여지를 남겼다.
한편 강원도 인제군은 올해 더본코리아와는 축제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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