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가속화하면서 카드론 연체자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13일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올 3월 말 현재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잠재부실률은 6.51%로 전월 말 대비 0.13%포인트 올랐다.
잠재부실률은 카드론 보유자 가운데 30일 이상 연체가 된 차주의 비율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카드론 이용자 342만 명 가운데 22만 명이 넘는 숫자가 제때 대출을 갚지 못했다는 의미다.
2022년 상반기까지 5%대 초반에 그쳤던 잠재부실률은 같은 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6.22%를 기록한 데 이어 올 들어서만 3개월 만에 0.29%포인트 오른 것이다.
카드론은 1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차주들이 많은 성격 탓에 서민과 취약 계층의 급전 창구로 불린다. 경기 위축이 지속되면서 최근 카드론 잔액은 폭증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3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 3720억 원이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월 대비 소폭 줄었지만 회수 불가능한 채권을 분기 말에 정리하는 부실채권 상각에 따른 일시적 효과라는 분석이다. 카드론 금리가 15%에 육박하며 레고랜드 사태 당시에 육박하는 상황에서도 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문재원 NICE리서치센터 매니저는 “장기카드대출 보유 차주 및 취약차주에 대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최근 가계의 소득이 부진하고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환경에서 심화될 가능성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카드사들의 대손비용도 급증하고 있다. 1분기 기준 신한·삼성·현대·KB국민·하나·우리카드 등 전업카드사 6곳의 대손비용 합계는 1조 669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7137억 원 대비 49.5% 증가했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 연체율 지표가 악화하고 경제 상황도 좋지 못한 만큼 부실 관리와 심사 정교화를 통해 건전성 관리에 힘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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