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깜짝 발언을 했습니다. 미국이 지난 2012년 시리아와 단교하고 대사관을 폐쇄한 지 13년 만의 해빙 무드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1979년 시리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2004년과 2011년 추가 제재를 단행한 미국의 중대한 정책전환”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우선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투자포럼 연설에서 "시리아에 발전 기회를 주기 위해 제재를 모두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시리아에서는 알 아사드 독재정권이 지난해 말 붕괴하고 과도정부가 집권해 있습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사우디에서 아메다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과 짧게 회동할 것이며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는 것은 2000년 이후 25년 만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美기업 이익 창출 가능…역내 영향력도 강화”
관심은 왜 트럼프가 시리아에 대한 제재 해제를 선언했는 지입니다. 우선 과거 극단세력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와 연관이 있던 알샤라 대통령은 급진주의와의 관계를 끊고 포용정부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리고 경제 재건을 위해 미국에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이번 사우디 방문에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동행시켜 미국 기업 이익 극대화를 노린 '장사꾼'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이 같은 사업 기회를 마다할리 없죠. 영국 매체 더타임스는 알샤라 대통령이 시리아 천연자원 개발과 관련 '광물협정'을 트럼프 대통령에 제안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시리아가 미국 석유 및 가스 기업이 시리아에서 사업을 할 수 있게 허용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은 중동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내에서는 시리아에 대한 제재가 너무 오래 유지되면 미국과의 협력에 열려 있는 시리아 새 지도부를 소외시킬 수 있고, 시리아가 튀르키예 등 다른 지원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WSJ도 "시리아 정부가 트럼프 측에 마셜플랜 스타일의 재건 비전을 공유하고 싶어한다"며 "이는 미국과 서방 기업이 중국과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