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감독 로버트 벤튼 별세

아카데미 감독·각본상 등 5관왕

로버트 벤튼이 2007년 9월 17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열린 영화 ‘사랑의 잔치’ 시사회에 참석해 환하게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영화감독이자 각본가인 로버트 벤튼이 별세했다. 향년 92세.

14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벤튼은 11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자택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 텍사스 출신인 벤튼은 1960년대 초 잡지 ‘에스콰이어’에서 일하다 프랑스 뉴웨이브 영화 등에 영감을 받아 당시 편집장이었던 데이비드 뉴먼과 함께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1967)’의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아서 펜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할리우드에서 더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벤튼은 부부 사이의 갈등과 자녀 양육 문제를 다룬 에이버리 코먼의 소설을 각색한 영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1979)’를 연출해 흥행시키며 감독으로서 명성을 얻었다. 벤튼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각색상 등 5관왕을 휩쓸며 비평 측면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주연배우인 더스틴 호프먼과 메릴 스트리프는 각각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이후에도 벤튼은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마음의 고향(1984)’으로 다시 아카데미 각본상을 거머쥐었으며 감독상 후보에도 올랐다. 대표작으로는 ‘노스바스의 추억(1994)’ ‘배드 컴퍼니(1972)’ ‘레이트 쇼(1977)’ ‘나딘(1987)’ ‘빌리 배스게이트(1991)’ ‘트와이라잇(1998)’ ‘휴먼 스테인(2003)’ ‘피스트 오브 러브(2007)’ 등이 있으며 ‘왓츠 업 덕(1972)’과 ‘슈퍼맨(1978)’ 등의 각본 집필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