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000810)가 올해 1분기 해외법인 분기순익으로 17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연간 해외 순익(550억 원)의 32%를 단 한 분기 만에 채우면서 이문화 대표이사가 주도하는 ‘글로벌 드라이브’에 힘이 실리고 있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화재는 기존 글로벌사업총괄 조직을 ‘글로벌사업부문’으로 격상하며 독립성과 전략성을 강화했다. 올해 초 이 대표가 “2030년까지 전체 이익의 절반을 해외에서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글로벌 보험사업 전반을 본사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끌고 가기 위한 조직 정비에 들어간 것이다.
이러한 체질 개선은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화재는 한 국가에 집중하기보다 지역별로 역할과 거점을 분산하는 전략을 택했다. 아시아 시장은 재보험법인인 싱가포르 삼성RE를 중심으로 유럽과 북미는 영국계 로이즈 보험사 캐노피우스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RE는 싱가포르 소재 재보험 법인으로 최근 재보험 사업 확대에 따라 매출과 손익이 모두 개선됐다. 캐노피우스와 텐설트JV 등 인오가닉 투자 성과도 지분법 이익 증가로 반영되며 1분기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자동차보험 손익이 전년 대비 70% 이상 줄고 일반보험 손익도 감소하는 등 보험 본업이 부진했다. 손해율이 악화되는 가운데 해외법인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실적 방어선 역할을 해낸 셈이다. 삼성화재는 해외사업의 단기 성과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도 글로벌 확장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글로벌사업부문 출범 이후 일상적인 오퍼레이션을 넘어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모두에서 혁신적인 사업개발을 이어가고 있다”며 “현지화와 구조 개편을 동시에 추진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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