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1818억 원의 영업적자를 낸 금호건설(002990)의 부채비율이 650%대로 치솟자 재무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다만 회사가 최근 2분기 연속 영업 흑자로 돌아섰고 공사대금을 미리 수령한 선수금이 늘어난 결과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18일 금호건설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올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648%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 640%까지 치솟은 뒤 4분기 588%로 낮아졌지만, 3개월만에 약 60%포인트 높아지며 위기감도 커졌다.
이 같은 금호건설의 부채비율 상승은 최근 실적 상승세와 엇갈린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55억 원 영업이익을 내며 분기 흑자로 돌아섰고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 57억 원을 기록했다. 금호건설은 2분기부터 더 가파른 이익 증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난 실적 발표를 통해 밝혔다.
금호건설의 1분기 부채비율 증가는 ‘착한부채’로 불리는 선수금 효과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선수금은 공사 현장에서 미리 수령한 금액인데 회계상으로는 부채로 분류한다. 이 기간 1023억 원이나 증가하면서 부채비율도 재차 급증했다. 그러나 선수금은 부채로 잡히는 동안 이자 등이 발생하지 않는데다 각 현장의 공사가 진행되면서 이 부채가 모두 매출로 전환된다.
금호건설의 부채비율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건 아시아나항공(020560) 주가와도 관련이 있다. 회사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11.12%(약 2289만주)를 보유한 2대주주다.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오르면 금호건설의 자본이 증가해 부채비율이 내려가고, 반대로 주가가 내려가면 자본이 감소해 부채비율이 올라가는 구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100원 하락하면 금호건설 자본은 약 23억 원 감소한다”며 “건설업황이나 실제 실적과는 전혀 상관 없이 부채비율이 움직이는 셈”이라고 말했다.
금호건설은 최근 들어 차입금 의존도도 낮추는 추세다. 지난해 4분기 314억 원, 올 1분기 101억 원의 차입금을 상환했다. 이에 지난해 3분기 19%를 기록하던 차입금 의존도는 올 1분기 16%으로 하락했다. 현재 회사는 주택 관련 차입금을 약 1000억 원 보유중인데 분양이 완료된 사업장인 화성동탄 517억 원, 고양 장항 425억 원 등 총 942억 원은 단기간 상환될 가능성이 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올 1분기는 건설업 본업과 관계 없는 회계처리 방식으로 부채비율이 소폭 상승한 것”이라며 “선수금이 매출로 전환되고 주택 사업장 차입금이 상환되면서 2분기부터는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금융비용도 절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