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을 계기로 원팀 체제를 구축할 동력을 얻은 국민의힘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가 20일 부산을 시작으로 유세에 나설 예정이나 후보 선출 과정에 참여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합류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홍 전 시장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설득하기 위해 급파한 특사단은 19일 하와이에 도착했다. 김대식 의원 등 특사단은 김 후보의 자필 편지를 전달하면서 ‘힘을 모아달라’는 뜻을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김 의원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30년 동안 지켜온 당이 어려울 때마다 항상 구원투수로 나와서 당을 재건했는데 이번에 굉장히 서운했을 것”이라며 “(편지에는) 김 후보의 절절한 호소가 담겨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홍 전 시장이 미묘한 시점 소셜네트워크(SNS) 프로필 사진을 교체하면서 설득이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홍 전 시장은 이날 특사단이 도착한 직후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파란색 계열의 정장 재킷과 넥타이를 착용한 사진으로 바꿨다. 파란색은 더불어민주당을 상징하는 색깔로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이 기피하는 색깔이다. 홍 전 시장이 국민의힘 측의 선대위 합류 요청을 우회적으로 거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만한 대목이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홍 전 시장은 빨간 넥타이를 맨 사진으로 프로필을 다시 바꿨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한 전 총리의 선대위 합류도 바라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 전 총리도 이 선거가 가지는 의미를 생각하고 있다고 본다”며 “우리를 도와주실 것으로 믿는다”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아직 한 전 총리가 선거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등을 두고 구체적인 논의가 오간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리가 선대위원장직 제안을 거부하고 열흘 가까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일 자체가 ‘단일화 약속을 지키지 않은 김 후보에 대한 인간적 섭섭함이 남아있는 것’이란 평가도 많다. 다만 한 전 총리가 공개적으로 “김 후보를 돕겠다”고 밝힌 만큼 대선일이 임박해 한두 차례 선거 유세에 나설 가능성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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