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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신용등급 강등, 저가매수 기회’…주식·국채 매도 없었다[데일리국제금융시장]

뉴욕증시 3대 지수 상승 마감

10년 물 수익률도 오히려 하락

모건스탠리 “증시 하락시 매수기회”

‘美장기경쟁력 하락 직시해야’ 경고도

보스틱 연은 총재 “올해 1번 인하”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증시와 국채시장에 무디스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여파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하락 출발했던 증시와 국채 시장은 시간이 갈수록 저가 매수세가 몰리며 오히려 가격은 더욱 상승한 채 마감했다. 투자자들이 여전히 관세 문제를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로 보고 있으며 미·중 긴장 완화로 인한 침체 우려 감소가 투심을 이끌도 있다는 방증이다.

19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37.33포인트(+0.32%) 오른 4만2792.0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5.22포인트(+0.09%) 상승한 5963.6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36포인트(+0.02%) 오른 1만9215.46에 장을 마감했다.

앞서 16일 장 마감 후 무디스는 미국의 정부부채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낮춘 바 있다. 이날 주요 지수는 이에 대한 여파로 하락 출발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우려를 떨쳐내며 주가가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장 중 4만2337까지 전장보다 317포인트 하락했지만 이후 455포인트 반등했다.

BMO캐피털 마켓의 이앤 린겐과 배일 하트먼은 “이날의 주가는 ‘만약 무디스가 미국의 신용강등 파티를 열면 (이에 응해) 손님들이 올 것인가’라는 질문의 답”이라면서 “(이날 증시는) 무디스의 결정에 대한 적절성을 묻는 국민투표였고 투자자들은 무디스가 뒤쳐졌다는 스콧 베선트 재무 장관의 의견 쪽에 더 동의했다”고 말했다. 전날 베선트 장관은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디스는 후행지표”라며 “신용평가 기관에 대해 모두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채 시장에서도 등급 강등에 따른 공포나 혼란은 나타나지 않았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2.4bp(1bp=0.01%포인트) 내린 4.46%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 하락은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이날 10년물 금리는 오전 한 때 4.5%를 넘기도 했지만 이후 줄곧 매수세가 나오면서 결국 가격이 더 상승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미주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솔리타 마르첼리는 월요일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신용 등급은 (여전히) 매우 높고 현금을 제외하면 미국 국채는 미국 달러화 기반 자산 중 위험도가 가장 낮다”며 “미국 자본 시장의 견고함과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미국 가계의 상당한 부를 고려할 때 미국의 부채 상환 능력을 의심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시장은 오히려 저가 매수세의 기회로 삼았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중국과의 무역 긴장이 완화돼 경기 침체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에 신용 등급 하락으로 인해 미국 주식이 하락하면 매수 기회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HSBC홀딩스의 맥스 케트너 역시 조정은 매수 기회라는 입장이다. 그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7%를 상회하는 위험 구역에 진입해야 주식 시장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그 전까지 증시 하락은 매수 확대 기회”라고 말했다.

신용등급 강등의 여파 장기적으로 봐야…안전자산 금 가격은 올랐다


이날 시장의 반응은 앞서 2011년 8월 S&P가 정부 부채 문제로 미국 신용등급을 처음으로 하향 조정했던 당시의 시장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신용등급 강등 직후인 2011년 8월 S&P500이 6.7% 급락하는 등 3대 지수는 모두 5% 이상 하락했다. 이후 두 번째로 피치가 2023년 8월 같은 이유로 신용등급을 조정했을 당시에는 직후 S&P500 하락이 1.4%로 축소된 바 있다. 14년 여의 문제제기로 인해 이미 시장이 부채 문제를 충분히 인지해 신용 등급을 더이상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됐다는 의미다.

월가 안팎에서는 여전히 부채 문제를 ‘회색 코뿔소’라고 경고하고 있다. 회색 코뿔소는 위험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다 결국 큰 위험에 처하게 되는 상황을 가리킨다.RSM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 브루수엘라스는 보고서에서 “수 년간 의회와 행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모든 비용이 더 많이 들게 될 것이라는 점을 대중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는 이와 관련 이날 “이번 신용등급 강등은 미국의 경쟁력에 ‘물음표’를 던진다”며 “미국의 장기적인 경쟁력이 전 세계 다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어떤 위치에 있을 것인가”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증시나 국채와 달리 달러는 하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시주는 0.7% 가량 떨어진 100.37를 기록하고 있다. 안전자산인 금에도 매수세가 붙었다. 이날 금 선물은 1.51% 오른 3235.50달러에 거래됐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는 5월 6일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이다.

만약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경우 부채 문제와 맞물려 미국의 부채 문제가 “재정 재앙(fiscal disaster)”으로 일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구겐하임증권의 공동회장인 짐 밀스타인은 이날 블룸버그TV인터뷰에서 “만약 경기침체가 온다면 현재 2조4000억 달러 규모인 미국 정부 적자가 4조 달러까지 쉽게 늘어날 수 있다”며 “현재 공화당이 발의한 예산안의 비용 추정치는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전제로 하며 침체가 오면 예산 적자는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틱 총재 “올해 금리 1회 인하 쪽으로 기울어”…연준 관계자, 금리 관망 필요성 강조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지난해 5월 뉴욕에서 열린 이코노믹클럽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관망은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비롯한 연준 관계자들은 이날 불확실한 경제 전망으로 인해 9월 이전 금리를 인하하지 못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월요일 모기지은행협회(MBA)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6월이나 7월까지는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더 나은 그림을 그리며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는 올해 초까지 양호했지만 현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변덕스러운 관세 정책으로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관세 정책의 방향성이 언제쯤 안정될지 나도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애틀랜타 연은 총재인 라파엘 보스틱 역시 CNBC와의 인터뷰에서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며 “지금 우리가 직면한 상황을 보면 모든 것이 역사적 경험과는 일치하지 않는 방식으로 동시에 움직이고 있고 이는 큰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는 올해 한 번 가량 금리를 인하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 역시 현재 통화 정책이 “좋은 위치에 있다”며 관망 기조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모든 유입 정보를 검토하는 것과 같은 관점에서 이번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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