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의 돼지 농가에서 큰불이 나 실습을 나간 국립한국농수산대학(한농대) 학생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학교에선 3년 전에도 현장실습 중 학생이 사망한 바 있어 안전 관리 강화를 요구하는 내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5시쯤 합천군 율곡면 한 돈사에서 불이 났다. 화재 당시 직원 19명이 급히 대피했지만, 실종됐던 20대 남성 A씨는 돈사 3층에서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한농대에 다니는 A씨는 지난 3월부터 이곳에서 실습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농대는 정예 농어업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는 3년제 국립대학이다. 2학년부터 농가 등 현장에서 수개월 간 실습 과정을 거친다. 숨진 A씨는 오는 11월까지 실습할 예정이었다. 한농대 실습생 사망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년 전인 2022년 10월 경기 고양시에 있는 화훼농원에서 실습 중이던 한농대 실습생 B씨는 배합기(흙과 거름을 섞는 기계)에 끼여 사망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 한농대 총학생회와 대의원회는 20일 공동 성명을 내고 “더는 학생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실습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학교는 교육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학생회는 “모든 학부생의 실습을 즉시 중단하고, 면담을 거쳐 동의가 있을 때만 재개해야 한다”며 “사고가 난 실습장을 포함해 전체 장기현장실습 운영에 대한 전면적 조사와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농대 측은 A씨를 애도하기 위해 조만간 학내에 빈소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 사고수습대책반을 즉시 구성하고 안전관리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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