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관세 협상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트럼프 가문의 베트남 사업을 적극 지원하는 모습이다. 베트남이 7월 관세 유예 종료 전 미국과의 협상 타결을 성공하는 데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에릭 트럼프는 이날 북부 흥옌성에서 15억 달러(약 2조1000억 원) 규모의 고급 리조트 단지 착공식에 참석했다. 현장에는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도 자리했다.
트럼프 오거니제이션과 베트남 부동산 개발사 KBC가 합작한 이 사업은 총 9.9㎢ 부지에 18홀 골프장 3개, 5성급 호텔, 고급 주택단지 등을 짓게 된다. 1단계 사업은 2년 반 내 완공 예정이며, 전체 준공은 2029년 목표다.
에릭 트럼프는 “이 프로젝트가 세계의 부러움을 살 것”이라며 “자주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찐 총리는 “이 사업이 미·베트남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베트남은 흥옌 리조트 외에도 다양한 ‘당근책’을 내놓고 있다. 22일 에릭 트럼프는 남부 호찌민시를 방문해 투티엠 지역 ‘트럼프 타워’ 개발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미국을 방문 중인 응우옌 홍 지엔 산업무역부 장관은 미국 측과 2차 무역협상을 진행하며 록히드마틴, 스페이스X, 구글, 익셀러레이트 에너지 등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지엔 장관은 록히드마틴에 위성 개발 협력과 기술이전 체계 구축을 제안했고, 스페이스X 측은 베트남 스타링크 사업에 15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구글에는 공급망 강화 및 투자 확대를 요청하며, 정부 차원의 세제·물류 인센티브 제공 가능성도 언급했다.
베트남 정부는 이들 기업과의 협력이 대미 무역협상에서 설득력 있는 카드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46%의 초고율 관세는 7월 초 유예 기간 만료 뒤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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