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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드' 돌려본 19살 처형" 증언에 "인간쓰레기" 모욕[북한은 지금]

유엔총회 회의서 탈북민 직접 증언

"탈북하자마자 中서 인신매매 피해"

"北 인권·핵무기 개발 연계" 지적도

북한 대사 "책략과 조작" 격렬 반발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북한 인권 고위급 전체회의의 증인으로 참석한 탈북민 강규리 씨. 사진제공=외교부




“내 친구 중 세 명이 처형됐는데, 그 중 두 명은 한국 드라마를 배포했다는 죄였습니다. 그 중 한 명은 겨우 19살이었습니다.”

지난 2023년 어머니, 이모와 함께 10m 길이의 목선을 타고 탈북한 강규리 씨의 증언이다. 강 씨는 또 다른 탈북민 김은주 씨와 함께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제79차 유엔 총회의장 주최로 열린 북한 인권 고위급 전체회의의 증인으로 연단에 올랐다. 강 씨는 "북한에는 아직도 기본적 인권을 빼앗긴 채 외부 세계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접하지 못하는 수백만 명의 주민들이 있다"며 "우리 가족은 제가 5살 때 할머니가 토속신앙을 실천했다는 이유로 평양에서 시골로 추방됐다"고도 털어놨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허용되는 유일한 종교나 신념은 김씨 가문의 세습통치를 정당화하는 주체사상뿐"이라고 비판했다.

인권운동가이기도 한 김은주 씨는 11살 때 굶주림 속에서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 언니와 함께 두만강을 건너 탈북했다가 중국에 도착하자마자 인신매매를 당해 고초를 겪었던 경험을 전했다. 그는 "오늘날에도 젊은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를 위해 파병돼 현대판 노예제도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그들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누구와 싸우는지, 왜 싸우는지도 모른 채 김정은 정권의 돈벌이 수단이 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지난 2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우크라이나에 생포된 북한 병사를 만나 면담하고 있다. 사진제공=유용원 의원실




과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인권이사회가 북한 인권 관련 회의를 수차례 개최해왔지만, 유엔총회 차원에서 북한 인권을 논의하는 고위급 회의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서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북한의 인권 상황이 훨씬 악화했다며 "북한 주민들은 5년 넘게 절대적 고립 상태에 놓여있다"고 우려했다. 국경 폐쇄와 국제사회로부터의 인도적 지원 제한, 정보 접근 차단이 북한 주민의 인권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설명이다. 그 사이 새로 제정된 법은 이동의 자유와 노동권, 표현의 자유를 더욱 제한하고 있다.

우리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황준국 주유엔대사는 북한 인권 탄압이 핵무기 개발과 긴밀히 연계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인권 탄압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북한산 무기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이어졌다는 점,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전 세계 비확산 체제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의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각종 군사·기술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회의 주제의 당사국인 북한의 김 성 주유엔 대사는 격렬한 언사를 쏟아냈다. 그는 이날 회의가 주권 존중과 내정불간섭을 핵심 원칙으로 하는 유엔헌장에 위배된다고 주장했고, 이날 회의 내용에 대해서도 “숨은 세력에 의한 책략과 조작”이라고 비난했다. 또 증인으로 나선 탈북민들을 향해 “자기 부모와 가족조차 신경 쓰지 않는 '인간쓰레기'”라고 모욕하기까지 했다. 김 대사는 "북한인권위원회와 같은 인권 단체들은 한미를 포함한 적대적 정부의 정치적, 재정적 후원하에 우리 시민들에 대한 선동과 조작된 증언을 하는 인권 하수인들의 집단"이라며 "오늘 회의는 이런 사기꾼들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구성된 것"이라고도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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