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복귀 후 첫 해외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이 의장이 황 CEO를 만난 건 지난 해 6월에 이어 두 번째다. 글로벌 시장에서 새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네이버가 대만 등 해외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복귀 일성으로 인공지능(AI)에서 글로벌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던 이 의장은 황 CEO를 비롯해 동남아의 정보기술(IT) 업계 핵심 인물들을 만나 AI 협업 등에 대해 논의했다.
22일 IT 업계에 따르면 이 의장은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함께 아시아 최대 규모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5’가 열리고 있는 대만을 방문했다. 이 의장은 황 CEO를 만나 AI 분야에서 본격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장은 지난해 6월에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신분으로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해 황 CEO와 ‘소버린(주권) AI’에 대한 문제를 논의했다. 네이버는 당시 “양사는 일찍부터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대표적인 기업으로, 이번 미팅은 국가별 AI 모델 구축을 위한 하드웨어 인프라를 제공하는 엔비디아와 초거대 AI 모델을 토대부터 개발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네이버 AI 기술력과의 시너지를 모색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관계를 기반으로 이번에는 더 구체적인 AI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 의장은 엔비디아 외에도 동남아의 유력 IT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추가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8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 의장이 글로벌·AI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앞서 올해 3월 이 의장은 빅테크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AI 경쟁에서 밀릴 경우 회사의 운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 속에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했다. 이 의장은 다음 달에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현지 엔지니어·창업가들과 면담을 갖고 신규 투자법인 ‘네이버 벤처스’도 설립할 예정이다. 동시에 최근에는 테크비즈니스 부문을 신설해 인도·스페인 등 신규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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