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하늘에서 내려온 ‘신인(神人)’이라고 칭하면서 신도들을 추행하고 고가의 영성 상품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사기와 정치자금법 위반, 준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허 대표를 구속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허 대표는 지난 2019~2023년 양주시 장흥면의 종교시설인 ‘하늘궁’에서 에너지 치료를 명목으로 여신도들을 추행하고, 신도들에게 영성 상품을 원가보다 터무니 없이 비싸게 판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수사 과정에서 허 대표가 법인 자금 380억 원을 횡령하고, 이 중 80억 원을 정치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를 포착해 세무관서에 통보했다.
앞서 신도 80여 명은 지난 2023년 12월 허 대표를 사기·정치자금법 위반, 준강제추행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이달 8일 검찰에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의정부지법은 지난 16일 허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허대표는 1억 원을 내면 ‘대천사’ 칭호를 부여하고, 주말 강의료 명목으로 1인당 최대 10만 원씩을 챙겼다. 또 허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수사기관의 조사나 체포를 면죄 받을 수 있다는 ‘대통령 대리’를 1000만 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종교단체의 영성 상품 판매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경찰은 피해자들을 기망하고, 지나치게 고가로 판매한 것은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이른바 ‘불로유’로 알려진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에 대해서도 식품위생법 혐의가 있는지도 살펴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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