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인 운동을 하더라도 장시간 앉아 있으면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밴더빌트대 의료센터 연구진이 알츠하이머 증상이 없는 50세 이상 성인 400명을 7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협회 저널'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일상 활동량을 측정한 뒤 7년 후 인지 능력 테스트와 뇌 스캔을 실시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운동량과 무관하게 매일 장시간 앉거나 누워 있던 사람들이 인지 기능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들은 기억과 학습에 핵심적인 뇌 부위인 해마의 크기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해마 수축은 초기 알츠하이머의 주요 증상 중 하나다.
특히 이들 중 90%가량이 세계보건기구 권장 기준인 주 150분 이상 운동을 했음에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연구 논문 주저자인 마리사 고그니아트 박사는 "앉거나 눕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정확한 메커니즘은 규명하지 못했지만, 장시간 앉거나 누워 있으면 뇌로의 혈액 공급이 부족해져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공동 저자인 앤젤라 제퍼슨 박사는 "알츠하이머 관련 유전적 위험이 큰 'ApoE E4' 유전자 보유자는 특히 생활 습관을 바꿔 활동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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