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중심의 패션 브랜드로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온 뉴욕 기반의 32 Degrees Inc.가 최근 제품 고도화와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글로벌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스트코(Costco Wholesale)를 비롯한 유통 파트너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실용성과 접근성을 앞세운 제품을 공급해온 이 브랜드는, 기술 중심의 프리미엄 제품군과 디자인 기반의 차별화 전략을 병행하며 새로운 시장 기회를 모색 중이다.
이러한 전략 추진 과정에서 주요 프로젝트를 실무적으로 이끈 인물로 허윤서 디자이너가 주목받고 있다. 허 디자이너는 제품 기획, 소재 개발, 라인업 설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글로벌 유통에 적합한 품질과 구조를 동시에 설계해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2024년 론칭된 프리미엄 이너웨어 브랜드 ‘Layer Zero’는 32 Degrees의 대표적인 전략 사례다. 기능성과 감성을 모두 반영한 하이브리드 이너웨어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허 디자이너는 해당 프로젝트에서 브랜드 콘셉트 기획부터 소재 개발, 컬렉션 구조, 브랜딩 및 전시 연출까지 제품화 전 과정에 참여했다. 특히 현대 여성 소비자들이 일상복에 기대하는 ‘보정력’, ‘편안함’, ‘스타일’이라는 세 가지 요구를 중심에 두고, 기술과 디자인을 통합해 제품 설계를 진행한 점이 특징이다.
제품에는 고도화된 설계 기법이 적용됐다. 심리스(Seamless) 구조는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고 착용감을 높이는 데 기여했으며, 나일론-스판 혼방소재에 레이저 컷(Laser Cut) 기술을 적용해 밀착성과 통기성, 복원력을 모두 확보했다. 여기에 신체 부위별로 압력을 조절하는 바디 맵핑(Bonding / Mapping) 설계를 통해 기능성과 체형 보정 효과를 동시에 만족시켰다. 해당 기법은 실제 여성 체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각적 효과와 착용성을 정밀하게 조율해낸 결과다.
Layer Zero 컬렉션은 시장에서도 빠른 반응을 이끌어냈다. 북미 Costco 법인은 전체 컬렉션의 80% 이상 스타일을 우선 채택했고, 론칭 3개월 만에 누적 출고량 10만 장을 돌파했다. 기존 제품 대비 평균 판매 회전율은 약 1.6배를 기록하며, 프리미엄 이너웨어 시장에서 브랜드 확장 가능성을 입증하는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기술 기반 제품군을 안정적으로 유통 구조에 안착시킨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허 디자이너는 이후 키즈웨어 디자인팀장(Head Designer)으로 공식 선임되며 디자인 스펙트럼을 더욱 넓혔다. 아동복은 성인복과는 달리 감성적 요소와 안전 기준, 저자극 원단 설계가 요구되는 분야로, 허 디자이너는 2026 F/W 시즌을 앞두고 신규 소재 5종을 개발하고, 전 샘플 제품이 바이어로부터 100% 승인되는 성과를 거뒀다. 저채도 톤을 중심으로 한 컬러 전략과 섬세한 착용감 설계가 반영된 결과다.
현재 허 디자이너는 리커머스 기반 소재 재활용 프로젝트, 웨어러블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웨어 시제품 개발, E-Commerce 전용 제품 라인 설계 등 브랜드의 중장기 전략과 직결된 과제들도 병행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제품 확장이 아닌, 지속가능성·기술력·고객 접점 등 브랜드 경쟁력의 근간을 설계하는 작업으로 풀이된다.
허윤서 디자이너는 “디자인은 감각뿐 아니라 구조적 설계의 일환이어야 하며, 사람의 감정과 움직임을 고려한 기술적 언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허 디자이너는 트렌드 중심의 디자인을 넘어, 사용자 경험과 브랜드 전략을 연결하는 구조를 설계하는 데 집중해왔다.
업계에서는 허윤서 디자이너를 단순한 제품 디자이너가 아닌, 브랜드 내 제품 구조와 기술 방향을 아우르는 실무형 전략가로 평가하고 있다. 기능성과 감성, 기술과 기획을 연결하는 허 디자이너의 접근 방식은 32 Degrees가 글로벌 시장에서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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