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안방인 인천을 시작으로 경기 남부 지역을 훑으며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표심을 집중 공략했다. 김 후보는 특히 이날 시작된 사전투표를 한국전쟁의 전환점이 된 인천상륙작전에 비유하며 막판 대역전을 자신했다.
이날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 있는 맥아더 동상을 찾아 순국선열을 위해 묵념을 한 김 후보는 이어진 유세에서 맥아더 장군에 대해 “한미 동맹의 상징”이라며 “대한민국이 다시 역전의 대반격을 한 인천상륙작전이 없었다면 완전 적화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유가 넘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꽃피는 아름다운 조국을 지켜야 한다”며 “1번(이 후보)을 찍으면 자유가 없어진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또 과거 이 후보의 ‘미 점령군’ 발언 논란을 언급하며 “사상이 좀 비딱한 분”이라고 비판하는 등 안보관을 문제 삼았다.
김 후보는 이어 이 후보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의 한 주민센터로 이동해 딸 동주 씨와 함께 사전투표를 했다. 그는 “사전투표를 안 해버리면 전체 투표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상당히 문제가 있고 우리가 불리해진다”며 “사전투표도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독려했다.
일각에서 사전투표 부실 관리 문제를 지적하는 데 대해 “여러 가지 관리 부실이 일어날 수 있고 부정선거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다”면서도 “이번에 철저히 관리해 그런 부분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닷새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판세를 두고는 “이 후보는 (대선을) 3년 전에 출발해서 한 번 했고 저는 우여곡절을 거쳐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이었다”며 “빠른 시간 내에 제 인지도와 지지도가 올라가는 그런 길목에서 마지막 추격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 결과는 잘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과거 경기 부천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 후보는 인근인 인천 부평구 문화의거리와 인하대역·모래내시장을 잇달아 찾아 “고향에 온 것 같다”며 정치적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인하대역 광장 유세에서 이 후보와 민주당의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와 특검을 추진하는 데 대해 “마치 도둑이 경찰 몽둥이를 뺏어서 두들겨 패는 것처럼 (이 후보가) 판사를 두들겨 패고 있다”며 “이걸 적반하장이라고 한다”고 직격했다.
김 후보는 경기 시흥과 안산·군포·안양 등 수도권 남부 벨트를 순회했다. 그는 시흥 유세에서 경기도지사 시절 치적을 소개하는 한편 이 후보의 대표 정책인 전 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줘야지 돈 25만 원 나눠주면 대한민국이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또 입장문에서 “총통이 아닌 소통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이번 대선에서는 ‘불통’ ‘먹통’ ‘총통’ 아니라 국민 여러분과 언제나 진실과 진심으로 통하는 ‘소통’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과의 소통’을 분기별로 정례화하고 여야 당 대표 및 원내대표와 최소 두 달에 한 번 만나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미디어 데이’도 주 1회 실시해 언론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단일화 문제로 김 후보와 갈등을 겪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사직동에서 사전투표를 했다. 전날 김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기는 했지만 별도 공지 없이 사전투표에 나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떨떠름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도 “한 사람의 범죄 혐의를 보호하기 위해서 사법부를 흔들겠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김 후보는 30일부터 공식 선거운동 종료일인 2일까지 90시간 동안 ‘논스톱 외박 유세’에 돌입한다. 남은 기간 강원·전남 지역 유세를 진행한 후 다시 수도권 유세에 집중할 예정이다. 장동혁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은 “김 후보는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하루에 400㎞씩 이동해 사찰, 복지시설, 청소년 보호 시설, 공장 등에서 잠을 자며 24박 25일간 민심 기획을 펼쳐 열세를 뒤집고 역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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