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30억 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들은 올해 관세발 변동이 커진 상황에서 알테오젠과 SK하이닉스·테슬라·중국핑안보험을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포트폴리오로 보면 국내 주식이 34%로 가장 많았고 주식 매매 회전율은 낮아 단타보다는 ‘장투’하는 성향이 강했다.
30일 서울경제신문이 삼성증권에 의뢰해 올해 1월부터 이달 23일까지 자산가(1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 10억 원 이상 30억 원 미만, 30억 원 이상) 26만 5002명의 매수 상위 종목을 분석한 결과 30억 원 이상을 맡긴 초고액 자산가의 국내 주식 매수 상위 5개 종목은 알테오젠·SK하이닉스·한화오션·삼성전자·두산에너빌리티였다. 이들은 1인당 9억 7429만 원어치의 알테오젠 주식을 매수했다. SK하이닉스와 한화오션도 각각 6억 5730만 원, 5억 4110만 원어치를 사들였다. 삼성전자(5억 560만 원)와 두산에너빌리티(4억 705만 원)도 집중적으로 담았다. 선우성국 삼성증권SNI패밀리오피스센터2지점장은 “초고액 자산가일수록 단기 테마주보다는 삼성전자나 하이닉스처럼 우량주 투자를 확대하는 경향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국 주식의 경우 1인당 평균 매수 상위 5개 종목은 디렉시온 테슬라 2X 상장지수펀드(ETF), 뱅가드S&P500 ETF, 테슬라, 팰런티어테크놀로지스, 엔비디아다. 디렉시온 테슬라 2X ETF는 14억 186만 원어치에 달했고 뱅가드S&P500 ETF는 12억 5270만 원이었다. 다음으로 테슬라(7억 1630만 원), 팰런티어(5억 2927만 원), 엔비디아(3억 5910만 원) 순으로 관심이 높았다.
중국 주식은 안정적인 배당을 기대할 수 있거나 국가 지원 분야인 반도체·전기차·인공지능(AI)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꾸렸다. 대표적으로 배당 성장주로 평가받는 중국 최대 보험그룹인 중국핑안보험을 3억 1188만 원어치 사들였다. 비야디(2억 3143만 원)와 반도체 대장주로 분류되는 북방화창(1억 4377만 원), 중국 대표 AI 음성 기업인 아이플라이텍(1억 42만 원)도 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자산가별 투자 성향을 살펴보면 국내 주식 부문에서는 1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 및 10억 원 이상 30억 원 미만 고액 자산가와 초고액 자산가의 매수 상위 종목이 동일했다. 다만 1억 원 이상 10억 미만의 자산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억 679만 원)를, 10억 원 이상 30억 원 미만 자산가는 한화오션(3억 3615만 원)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미국 주식 부문도 자산가들의 선호 종목이 대체적으로 비슷했다. 의외로 인버스·레버리지 상품에 집중 투자하는 점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1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 자산가의 1인당 평균 미국 주식 매수 상위 5개 종목은 디렉시온 미국 반도체 3X 인버스 ETF(2억 8530만 원), 디렉시온 테슬라 2X ETF(1억 4815만 원), 디렉시온 미국 반도체 3X ETF(10억 원), 테슬라(5715만 원), 엔비디아(3393만 원)이다. 10억 원 이상 30억 원 미만 고액 자산가는 나스닥100지수를 3배 레버리지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스 QQQ 3배 ETF(5억 2315만 원)를 가장 많이 매수했으며 디렉시온 테슬라 2X ETF(4억 1848만 원), 테슬라(2억 759만 원), 엔비디아(1억 7588만 원), 팰런티어(1억 3378만 원) 순이었다.
하지만 중국 주식 부문에서는 자산가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1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 자산가는 비야디와 북방화창 외에 정밀 온도 제어 에너지 절약 장비 개발업체 영유극과기(1억 1519만 원), 중국 딥시크 관련주로 주목 받은 정보기술(IT) 개발업체 랑조전자신식산업(3770만 원),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기가디바이스(3279만 원)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10억 원 이상 30억 원 미만 자산가의 1인당 중국 주식 매수 상위 종목에는 비야디(1억 912만 원)와 북방화창(8032만 원) 외에 웨이얼반도체(1억 3145만 원), 테슬라 전기차 벨류체인에 속한 자동자부품 제조사 탁보그룹(9459만 원), 중국 최대 가전업체 메이디그룹(7378만 원)이 추가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기준 초고액 자산가의 투자 포트폴리오 비중을 살펴보면 국내 주식 비중(34%)이 가장 높았으며 현금성자산(15.8%), 원화채권(15.5%), 해외주식(14.5%) 순으로 나타났다. 초고액 자산가일수록 잔존 만기 10년 이상 장기채 보유 비중이 높으며 주식 매매 회전율(주식 1주의 매매횟수)은 낮았다. 초고액 자산가의 이달 21일 기준 원화채권과 외화채권에서 장기채 비중은 각각 89.59%, 47.06%다. 올 들어 주식 매매 회전율은 114.10%다. 반면 1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 자산가의 경우 원화채권(74.16%)과 외화채권(28.81%) 장기채 비중이 이들보다 낮았으며 회전율(186.85%)도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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