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나루역과 마포역 사이 지하철에서 방화 추정 화재가 31일 오전 8시 47분쯤 발생했다. 해당 지하철에 탑승했던 승객들은 철로로 뛰어내려 다음역까지 달려가는 등 아비규환 속에서 대피했다고 전했다.
당시 지하철에 탑승했던 승객 중 한 명은 화재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일 앞칸에 앉아서 가고 있는데 뒷칸에서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서 달려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지하철은 긴급 정차하고 뒤에서 까만 연기도 뒤에서 몰려왔다”며 “(사람들은) ‘문 열어, 빨리 문 열어’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했다.
지하철 문이 개방된 이후 승객들은 철로로 뛰어내려 다음 정차역까지 내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여자들은 울고, 질식사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몰려왔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현재 해당 화재는 방화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60∼7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기름통을 들고 지하철에 탑승한 뒤 라이터형 토치를 이용해 불을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에는 “열차 안에 한 승객이 신나를 뿌려 불을 질렀다”는 등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는 초기 진화 됐으며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장비 74대와 인력 263명을 동원했다.
여의도역∼애오개역 간 열차 운행은 1시간 30분가량 중단됐다 현재 재개된 상태다. 현재까지 경찰과 목격자 등에 따르면 남성은 이후 도주했으나 여의나루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현장 감식과 함께 용의자를 상대로 방화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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