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앞바다에서 열대·아열대 지역에 서식하는 투명한 물고기 형태의 해양 생물이 처음 발견됐다.
제주해양수산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6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 세기알해변에서 카리나리아 크리스타타(Carinaria cristata)로 추정되는 해양 생물이 발견됐다. 일반적으로 열대·아열대 지역에 서식하는 생물로, 제주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선 이 해양 생물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한글 이름도 없다.
해당 생물은 김녕 앞바다에서 패들보트를 타던 레저객에게 우연히 발견됐다. 반투명한 몸체를 본 레저객 일행이 연구원에 전달했는데, 해당 생물은 최초 발견 시점부터 1시간 30분 간 살아있다가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생물은 현재 냉동돼 보관 중이다. 연구원은 유전자 분석 등 다른 해양 생물들과 비교 분석할 예정이다.
해당 생물은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 이 생물은 복족강(Gastropoda)에 속하는 해양 연체동물이다. 반투명하고 유선형의 몸체는 젤라틴질 같은 조직으로 이뤄졌다. 배 쪽에 달린 돛 모양의 부유용 발로 헤엄치며 떠다닌다. 이번에 발견된 개체는 길이 45cm, 무게 390g이다.
양병규 제주해양수산원 연구사는 “해류를 따라 우연히 제주 앞바다까지 온 이벤트성 출현으로 보인다”며 “여러 마리가 떼로 목격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주바다의 고수온 현상과 직접 연관성은 적어 보이지만, 추가 연구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해안가에서 처음 보는 생물 등을 발견할 시 독성이 있을 수 있으니 만지지 말고 연구원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제주바다 수온은 연평균 19도 이상으로 아열대 수온 범위에 속해 있다. 연간 평균 수온이 18도~20도인 경우 아열대 바다로 본다. 실제 최근 제주 바다에 서식하는 물고기 10마리 중 4마리는 아열대 어종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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