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이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일제히 긴급 뉴스로 보도했다. 미국의 주요 신문은 이번 대선 소식을 실시간으로 다루면서 이 후보 당선 이후 한미 관계 등 외교정책 변화 가능성을 짚었다.
AP는 3일(현지 시간) 이 후보의 당선 사실을 전하면서 “어려운 어린 시절을 딛고 불평등과 부패에 맞서 싸우겠다고 다짐하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이 된 이재명이 대통령에 당선돼 한국의 젊은 민주주의 역사상 가장 격동적인 장 중 하나가 막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AFP는 “거의 30년 만에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이번 선거로 (한국은) 수개월간 이어진 정치적 혼란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후보는 중국과 미국 간 균형 외교를 원하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국 견제 정책을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WSJ은 “소년공 출신인 이 후보는 한미동맹 강화, 일본과의 협력, 북한 인권 문제 제기 등 전임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 기조를 일부 계승하겠다고 공약했다”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대선 관련 속보를 업데이트하는 코너를 개설해 실시간 개표 상황을 전했다.
일본 언론도 한국 대선 소식을 대대적으로 전하면서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교도통신은 “한국이 3년 만에 혁신(진보) 정권으로 교체된다”며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민 반발이 이 후보 승리에 순풍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교도통신은 이 후보가 윤석열 정부의 대일 정책을 '굴욕외교'라고 비판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일본이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강조했다면서 “한일 협력에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지지 기반은 일본에 엄격한 태도를 보이는 입장이어서 양국 관계를 전망하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유럽 언론들도 한국 대선을 주요 뉴스로 관심 있게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은 이날 오전부터 홈페이지상에 별도 '라이브 블로그'를 마련하고 한국 대선 투표 및 개표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방송은 별도 분석 기사에서 한국이 계엄 사태 이후 '혼돈의 6개월' 끝에 대선을 치렀다면서 국가를 통합하고 국민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을 다시 심어주는 것이 차기 대통령의 중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후보가 윤 전 대통령의 계엄령에 따른 대중의 '분노의물결'을 탔다면서, 한국 유권자 일각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이번 대선을 건전한 민주주의의 증거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