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시간이 넘는 전화 통화를 했지만 우크라이나 휴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수준의 합의에 다다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조금 전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마쳤다. 통화는 약 1시간 15분 동안 진행됐다”며 “우크라이나가 지상에 있던 러시아 항공기를 공격한 사건을 포함해 양측의 다양한 공격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의미 있는 대화였지만 즉각으로 평화로 이어질 대화는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기습적인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의 장거리폭격기 등 수십대의 항공기를 파괴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최근의 공군기지 공격에 대해 강한 어조로 반드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고 대화 내용을 전했다.
이날 통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평가는 직전 통화 당시의 반응과는 대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푸틴 대통령과 두 시간에 걸쳐 통화한 이후 “매우 잘 진행됐다”며 “즉시 휴전을 위한 협상, 더 나아가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을 통해 휴전과 종전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내비친 반면 이번에는 지속되는 상호 공격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보복 의지를 강조해 전달하면서 협상 난항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이란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날 푸틴 대통령과 어느 정도의 공감대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또한 이란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으며, 이란이 핵무기와 관련한 결정을 내려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논의했다”며 “나는 푸틴 대통령에게 이란이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고 이에 대해 우리 두 사람의 의견 일치를 보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푸틴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에 참여할 의사가 있으며, 이 사안을 신속히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은 현재 이란의 핵무기 개발 야심과 연결되는 우라늄 농축의 중단과 제재 해제 등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이 중대한 사안에 대해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들이 아주 짧은 시간 내에 명확한 답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