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산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강판) 수입량이 지난해 대비 반토막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저가 밀어내기가 줄면서 후판 가격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업계의 반덤핑 제소의 효과로 시장 정상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9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5월 67만 24톤에 달했던 중국산 후판(스테인리스스틸 포함) 수입량은 올해 같은 기간 32만 7877톤으로 줄었다. 수입량은 4월 24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가 중국산 후판에 27.91~38.02%의 반덤핑 예비 관세를 부과하기 이전부터 이미 감소했다.
지난해 1월 12만 2832톤에 달했던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올 1월 7만 2901톤으로 줄었다. 2월과 3월도 각각 10만 1957톤에서 6만 1229톤, 14만 5727톤에서 9만 1575톤으로 감소했다. 예비 관세가 부과된 4월과 5월에는 각각 12만 2907톤에서 4만 134톤, 16만 7201톤에서 6만 2038톤으로 3분의 1 수준이 됐다. 반덤핑 관세를 앞두고 중국 측의 물량 밀어내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후판 수입 업체들이 시장 상황에 맞춰 공급망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올 초 평균 70만 원대였던 중국산 후판 가격은 83만 원(5월 기준)으로 올랐다. 국내산 제품 가격도 같은 기간 90만 원에서 92만 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후판 물량의 약 70~80%는 선박 건조에 사용되는데 이는 철강사와 조선사가 분기마다 협상을 통해 가격을 정한다. 지난해 후판 협상가는 톤당 70만 원 후반대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1~2분기 80만 원대 초반으로 인상됐다. 가격 상승 추세가 협상가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일반 중국산 후판에 페인트만 칠해 컬러 후판으로 우회 수출하는 편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렇게 되면 기존 중국산 후판에 부과되는 관세를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산 컬러 후판 수출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해 1~5월 중국산 컬러 후판 수입량은 2만 4176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만 6584톤)의 3분의 1 수준이다. 특히 4월과 5월은 각각 2만 987톤에서 1633톤, 1만 1505톤에서 3976톤으로 줄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소량이라도 단순 변형으로 관세를 우회하는 사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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