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9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진행한 고위급 무역협상의 1일차 회담을 마쳤다. 양측은 수출 통제 해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10일 2일차 회담을 열어 논의를 지속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양국 대표단이 이날 런던에서 오후 8시(현지 시각)까지 6시간 이상 대화한 뒤 첫날 협상을 마쳤다고 보도 했다. 미국 당국자는 두 나라 대표단이 이튿날인 10일 오전 10시 다시 만나 논의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통신에 밝혔다. 미국 대표단은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가 참석했다. 중국 대표단은 중국의 경제 실세로 평가되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이끌었다.
이날 베선트 장관은 런던에서 기자들에게 “좋은 회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논의가 “유익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허 부총리는 언론에 아무런 언급없이 회담 장소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은 회담에서 중국이 희토류의 대미 수출 제한을 완화하는 조건으로 중국을 겨냥한 기술 수출통제를 일부 해제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구체적으로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와 제트기 엔진 부품, 화학 및 원자력 소재 등에 대한 수출통제를 해제할 준비가 됐다고 협상 상황을 잘 아는 소식통들이 블룸버그에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협상 상황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중국과 잘하고 있다”면서도 “중국은 쉽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가 매우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협상팀으로부터) 좋은 보고들만 받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을 개방시키고 싶다”며 중국 시장 개방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90일간 서로 관세를 115%포인트 씩 대폭 낮추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다만 비관세 조치와 관련해 중국이 희토류의 수출 통제를 유지해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오히려 미국이 회담 이후에도 신규 수출 통제 조치를 추가하고 있다면서 합의 정신을 어겼다고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 주석은 지난 5일 직접 통화하고 런던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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