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산 기업의 수출 낭보가 잇따르면서 주가 전망을 높여 잡는 증권사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주가도 연일 강세를 보이는 중이다.
한화투자증권은 10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목표주가를 기존 94만 원에서 110만 원으로 올리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날 종가는 88만 원이다. 보고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 6조3979억 원, 영업이익 7330억 원으로 영업이익 기준 시장 기대치를 웃돌 전망”이라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요인으로는 △폴란드향 K9, 천무의 꾸준한 인도 △반복생산으로 인한 생산성 개선 효과가 주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이날 6.48% 올랐다.
지난달 초에는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목표주가로 100만 원을 제시했다. JP모건은 당시 “유럽·중동·아시아 지역에서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며 “수출 마진 확대에 대한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올 1분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결 기준 매출 5조 4842억 원, 영업이익 560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1분기 폴란드를 대상으로 이뤄진 K9 자주포 20대, 천무 24대 수출을 반영하지 않은 숫자로, 추후 매출 인식이 이뤄지면 실적은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최근 유상증자로 자금 여력을 높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8년까지 11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해외 지상 방산 투자에 5조 원 이상을 투입해 호주 및 루마니아 등지에 생산기지를 구축할 전망이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국방비 증가 추세 아래 적극적인 현지 생산과 조인트벤처(JV) 투자 전략을 통해 수출 파이프라인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향후 유상증자 자금 등을 바탕으로 한 회사의 중장기 투자 계획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K2전차 전차를 생산하는 현대로템은 폴란드 대상 2차 수출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이날 현대로템은 전 거래일과 비교해 11.60% 오른 17만 1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때는 17만 4300원에 거래되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폴란드에 K2 전차 180대를 공급하는 계약이 이달 말 체결될 예정이다. K2 전차 폴란드 2차 수출은 본래 지난해 말 성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12·3 비상계염 여파 등으로 지연됐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정국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계약 체결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 금액은 60억 달러(약 9조 원) 가량으로 개별 방산 수출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2022년 체결된 K2 전차 1차 폴란드 수출 당시 공급 대수는 180대로 이번과 같지만 계약 금액은 약 4조 5000억 원으로 절반 수준이었다.
현대로템은 이번에 수출하는 180대 중 117대(K2GF)를 직접 생산해 공급하고 63대(K2PL)는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가 현지에서 제조하도록 할 방침이다. K2PL은 K2 전차의 개량형인데다 기술이전 및 유지·보수·운영(MRO) 조건이 붙어 금액이 높아졌다.
한편 이날 다수의 여타 방산 기업도 급격한 상승세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한화시스템은 20.09% 올랐고 한화오션(4.37%), LIG넥스원은(4.20%)도 크게 올랐다.
맥쿼리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책에 따른 코스피 상승을 점치면서 조선, 원자력과 방산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방산 업종 내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을 선호주로 꼽았다.
이재원·조민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형주 수급에 따른 순환매 속에서 차익실현이 이뤄졌던 방산 등 주도주들의 상승이 재개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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