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兆) 단위 규모로 국가 인공지능(AI) 인프라를 지을 사업자 후보 모집이 13일 마감된다. 앞서 사업성에 대한 우려로 기업들이 외면해 한차례 유찰된 가운데 정부가 이번 재공모를 통해 제때 사업자를 찾을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오후 5시까지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사업의 사업참여계획서를 받는다. 민관 합작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대형 서버인 국가AI컴퓨팅센터를 지어 국내 산학연의 AI 개발과 활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업자는 약 2000억 원을 출자해 정부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향후 예산 지원과 정책금융 등을 통해 최대 2조 5000억 원 규모로 데이터센터를 짓는다. 최대 GPU 3만 장 규모가 될 전망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네이버, 카카오, 삼성SDS, LG CNS 등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의 참여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지난 1차 공모에서는 아무도 입찰하지 않았다. 당초 사업 취지에 따라 산학연에게 데이터센터를 값싸게 공급하고 이에 사업자 입장에서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어서다. 정부가 SPC 지분 과반(51%)를 갖고 이 같은 방향으로 사업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사업자에게는 부담이다. 반면 GPU 가격은 이미 급등했고 국가AI컴퓨팅센터가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AI 데이터센터 사업과 경쟁 관계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과기정통부는 1차 공모가 유찰된 직후인 이달 2일 조건 변경 없이 재공모를 진행했다. 1곳이라도 사업참여계획서를 제출할 경우 과기정통부는 평가 등 후속절차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다. 다만 기업들의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만큼 또다시 유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나마 컨소시엄까지 꾸렸던 삼성SDS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주요 기업들은 공모 마감일인 이날까지 참여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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