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에서 주가 고평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원자재 상장지수증권(ETN)이 대체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조선·방산·반도체 등 특정 섹터를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이 가중되자 원유·은·구리 등 실물 자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2~13일 기준) 전체 ETN 상품 중 원유와 은 관련 상품들이 수익률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은 43.00% 급등했으며 ‘메리츠 솔랙티브 2X WTI원유 선물 ETN(H)’과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도 각각 42.91%, 41.71% 올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방산과 조선 업종 관련 상품들이 수익률 상위에 다수 포진했던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은 관련 투자 상품도 주목받고 있다. 같은 기간 ‘메리츠 레버리지 은 선물 ETN(H)’은 20.16%, ‘N2 레버리지 은 선물 ETN(H)’은 20.14%, ‘신한 레버리지 은 선물 ETN(H)’은 19.99% 상승했다. 금값이 이미 크게 오른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은이 대체투자처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하반기 주요 국가들의 재정정책 확대, 금리 인하로 금은 가격의 추가 상승이 기대된다”며 “특히 올해 말이나 내년부터는 지난 2년간 두드러졌던 금과 기타 원자재 간 상승률 차이가 좁혀지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구리 가격도 은 ETN 다음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다. 구리 가격이 올 2분기 들어 2.6% 오르며 반등한 덕분이다. 이에 NH투자증권은 풍산을 구리 가격 상승과 방산업 호황 수혜주로 지목하며 목표주가를 9만 2000원에서 11만 5000원으로 25%가량 상향 조정했다. 이날 풍산은 22.15% 상승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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