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강남 3구·용산구 외에도 아파트값이 2020~2021년 급등기 당시 고점을 넘어서는 지역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집값 상승세는 마포·성동·강동·광진·동작·성동·영등포 등 ‘한강 벨트’를 따라 확산 중인 가운데 경기도에서는 과천 아파트값이 전고점을 회복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분석한 결과 서울 강남·서초·송파·마포·용산·성동·양천 7개 구 아파트값이 매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7개 구 중 가장 최근 전고점을 돌파한 지역은 마포다. 5월 넷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101.4를 기록해 2022년 1월의 전고점(101.29)을 넘어섰다. 양천구는 마포구보다 조금 앞선 5월 둘째 주(100.83)에 2022년 1월의 전고점(100.73)을 돌파했다.
강남 3구와 성동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여름 이미 전고점을 회복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용산구 역시 지난해 10월 전고점을 넘어섰다. 이들 지역은 여러 채를 사기보다는 좋은 아파트 한 채에 집중하는 ‘똘똘한 한 채’가 주목받으며 갈아타기 수요가 몰린 곳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이후에도 서울 집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서울 지역에서 전고점 회복 단지가 속속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 3구와 용산은 집값이 이미 올라 진입이 어려워진 데다 갭투자가 막히자, 매수 수요는 주변부인 한강 벨트 6개 구로 옮겨붙는 상황이다.
이달 둘째 주(6월 9일) 기준으로 전고점 대비 아파트값 회복률은 광진구가 99.5%로 가장 높고 △강동(99.2%) △영등포(98.5%) △동작(98.1%) △종로(94.2%) △동대문(92.7%)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회복률이 가장 낮은 지역인 노·도·강의 경우 80%대 중반 수준이다. 강북이 86.5%, 노원이 85.7%, 도봉은 82.7%다.
경기도에선 과천 아파트값이 마포와 함께 5월 넷째 주 전고점을 돌파한 가운데 분당은 98.8% 수준의 회복률을 보이고 있다.
집값이 달아오르면서 정부도 규제지역 확대 등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망라해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 관계 부처 장·차관 인선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대책 발표가 지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과 재건축 예정 아파트의 가격 급등으로 이미 지어진 신축 아파트로 가격이 옮겨붙으면서 강남 3구와 용산 등의 아파트 가격이 거침없이 올랐다”며 “강남 3구 아파트 가격 급등에 따른 주변 아파트의 갭 메우기 현상으로 사실상 서울 전역이 달아오르고 있는 만큼 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이 곧 발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서울 전역의 가격 상승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수요 억제책”이라며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의 대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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