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국가안보실 1차장에 김현종(육사 44기·예비역 중장) 전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 2차장에 임웅순(외시 22회) 주캐나다 대사, 3차장에는 오현주(외시28회) 주교황청 대사를 각각 발탁했다. 이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로의 출국을 하루 앞두고 외교·안보 업무의 핵심 참모인 국가안보실 1·2·3차장 인선을 단행한 것은 실용 외교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외교·안보 정책을 담당하는 2차장에 임 대사, 3차장에는 오 대사가 임명된 점은 다자외교, 개발 협력에 방점을 찍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실용 외교 윤곽을 뚜렷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국방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1차장에 ‘군 정책통’인 김 전 비서관을 임명해 군 개혁 방향성을 선명히 했다는 분석이다. 김 차장은 조지아대 국제관계학 석사, 서울대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김 차장에 대해 “군 정책 분야에 경험이 풍부한 인물로 안보 역량 강화는 물론 군 개혁을 이끌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임 차장은 외교부 내에서 이른바 ‘워싱턴 스쿨’로 분류되는 미국통이다. 주미 대사관 1등 서기관,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심의관을 거쳐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 뉴욕총영사관 부총영사 등을 지냈다. 오 차장은 외교통상부 개발협력국장과 유엔인권이사회 의장 특별보좌관, 주유엔 한국대표부 차석 대사 등을 지냈으며 2023년 1월 첫 여성 주교황청 한국 대사로 부임했다.
이날 브리핑장에서는 2·3차장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2차장에 임명된 임 차장은 캐나다 현지에서 주재국 대사로서 G7 정상회의 준비에 이미 투입돼 이 대통령이 강조해온 ‘즉시 전력’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오 차장 역시 임지에서 우선 정상적으로 업무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 실장은 “대미 외교 경험을 가진 임 차장은 현재 주캐나다 대사로 현지에서 G7 회의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차장에 대해서는 “국익 극대화를 위한 경제안보 전략 수립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G7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대통령실의 안보실 구성이 완료됐다”며 “이 대통령은 G7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정상외교, 경제·통상 협상의 복원이 시작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미 외교정책에 능통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중심으로 다자외교·경제외교 전문성을 가진 외교관들이 진용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안보 분야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새 정부가 실용 외교 접근을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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