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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m 퍼트 놓치고 12.5m 넣었다…이동은 ‘내셔널타이틀’ 대회서 데뷔 첫승

DB그룹 한국여자오픈 13언더로 1타차 정상

장타·그린적중 1위, ‘마지막 퍼즐’ 퍼트도 맞춰

13번홀 퍼트 놓쳤지만 다음홀 보란듯 롱 버디

부모가 프로골퍼, 남자들과 훈련하며 장타 익혀

신인 김시현 2주연속 준우승, 노승희 7언더 4위

15일 한국여자오픈 우승 뒤 트로피를 들어 보이는 이동은. 현역 시절 우승을 해보지 못한 프로 골퍼 부모의 한을 딸이 풀어줬다. 사진 제공=대회조직위




15일 한국여자오픈 우승 뒤 트로피를 들어 보이는 이동은. 현역 시절 우승을 해보지 못한 프로 골퍼 부모의 한을 딸이 풀어줬다. 사진 제공=대회조직위사진 제공=대회조직위


이동은이 15일 한국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드라이버 샷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회조직위


13번 홀(파4)에서 김시현이 버디를 잡자 이동은(21·SBI저축은행)은 1.5m가 안 되는 짧은 파 퍼트를 놓치고 말았다. 김시현에 2타 앞선 선두였는데 한 홀에서 순식간에 공동 선두를 허용한 것이다. 파를 지킨 노승희까지 챔피언 조 3명이 11언더파 선두. 남은 5개 홀 승부는 그야말로 안갯속일 듯했다.

하지만 이동은은 보기 뒤 바로 다음 홀인 14번(파4)에서 보란 듯 ‘바운스백’했다. 12.5m 거리의 긴 버디 퍼트가 핀 살짝 오른쪽을 꿰뚫고 쏙 들어갔다. 전 홀 성적은 김시현 버디, 노승희 파, 이동은 보기였는데 바로 다음 홀에서는 이동은 버디, 김시현 파, 노승희 보기로 확 뒤집어졌다. 김시현에 1타, 노승희에 2타를 앞선 이동은은 끝내 영예로운 ‘내셔널 타이틀’을 움켜쥐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 차 이동은이 대회명에 ‘한국’이 들어가는 내셔널 타이틀 대회에서 데뷔 첫 우승에 성공했다. 이동은은 15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CC(파72)에서 끝난 DB그룹 제39회 한국여자오픈에서 나흘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1타 차 정상에 섰다. 국가대표 출신으로서 지난해 준우승 두 번으로 신인상 포인트 2위(1위는 유현조)를 했던 이동은은 올 들어 톱10 네 번의 안정적인 성적을 내오다가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에서 트로피에 입맞춤 했다. 우승 상금은 3억 원이다.



신인 김시현과 공동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이동은은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였다. 14번 홀에서 승기를 잡았고 16번 홀(파5)에서 우승 경쟁 선수 중 유일하게 버디를 챙기면서 쐐기를 박았다. 318야드나 나간 티샷이 페어웨이에 잘 떨어졌고 두 번째 샷은 그린을 넘어갔지만 그린 주변 어프로치 샷을 핀 30㎝에 기막히게 붙였다. 2타 차 선두로 맞은 18번 홀(파4)에서는 드라이버 대신 3번 우드로 티샷했다. 김시현이 버디를 잡아 1타 차로 압박을 받았지만 짧은 파 퍼트를 이번에는 놓치지 않았다.

이동은은 부모가 모두 프로 골퍼다. 아버지 이건희씨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20년 가까이 투어 프로로 활동했고 어머니 이선주씨도 KLPGA 투어 준회원(세미 프로)이다. 투어 프로의 길이 얼마나 고된지 잘 아는 아버지 이씨는 딸이 골프를 업으로 삼지 않기를 바랐지만 자식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이동은은 초등학교 5학년 겨울에 아빠를 졸라 해외 훈련을 따라갔고 거기서 남자 프로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자연스럽게 장타 요령을 터득했다. 그는 “어린 마음에 ‘저 오빠들 거리를 따라잡아야겠다’ 했었다. 그러면서 계속 세게, 세게 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거리가 늘었다”고 돌아봤다. 어릴 때 롤모델이 다름 아닌 ‘장타여왕’ 박성현이었다.

이동은은 빠른 하체 턴과 코어의 힘으로 장타를 친다. 올 시즌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가 260야드로 전체 1위다. 아이언 샷의 그린 적중률도 1위(78.8%)일 만큼 정상급 샷 감을 뽐냈다. 퍼트가 상대적으로 아쉬웠는데 스트로크 때 자신만의 느낌을 최근 딱 잡으면서 우승을 위한 퍼즐을 맞췄다. 아버지 이건희씨는 “퍼트 못 하면 드라이버 멀리치는 거 다 소용없다”고 딸이 어릴 때부터 누누이 강조했다고 한다. 이동은은 같은 자리에서 퍼트 스트로크만 3시간씩 반복 연습하는 ‘퍼트 모범생’이었다.

신인 김시현은 지난주 셀트리온 대회 공동 2위에 이어 12언더파 단독 2위에 올라 2주 연속 준우승과 함께 신인상 포인트 1위를 굳게 지켰다. 2타 차 공동 3위로 출발해 21년 만의 이 대회 2연패에 도전했던 디펜딩 챔피언 노승희는 1타를 잃고 7언더파 4위에 만족했다. 상금·대상 등 주요 부문 1위 이예원은 3오버파 23위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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