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와 위안화의 동조 현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로 다시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6일 ‘최근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배경 및 특징’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원화와 위안화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대표적인 동조화(커플링) 통화로 분류된다. 미국 달러화 흐름에 큰 영향을 받는 공통점이 있는 데다 양국간 높은 경제 연계성, 외환시장 거래 관행 등의 구조적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은이 주요 33개국 통화 중 위안화와의 동조화 정도를 분석한 결과 가장 높은 통화는 원화(동조화 계수 0.31)로 나타났다. 또 원화와 위안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18년 1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상관계수는 0.6으로 높은 연관 관계를 보였다. 특히 △트럼프 1기 미·중 무역갈등기(2018년 4월~2019년 9월) △미 연준의 금리 인상기(2022년 2월~2023년 4월) △트럼프 2기 당선 전후 시기(2024년 10월 이후)에 상관 계수가 높아졌다.
다만 시기별로 보면 전체적으로 2020년 8월 이후에는 상관 관계가 다소 약화됐다. 전체 분석기간 2016년 1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원화·위안화 동조화 계수의 장기 평균은 2020년 8월 이전 0.36에서 이후 0.21로 낮아졌다. 2024년 이후 최근까지는 장기 평균 0.21을 밑돌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2018~2019년 벌어진 미·중 무역갈등, 2020년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한·중 무역비중이 줄어 동조화 경향이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다만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원화·위안화 동조화 현상이 다시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4년 말 트럼프 대통령 당선 확정 시기부터 동조화 계수가 점점 상승해 장기 평균(0.21)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최문정 한은 국제금융연구팀 차장은 “트럼프 2기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과 한국 모두 높은 교역 충격에 노출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한은은 원화 가치 절하 국면에서 위안화와의 동조화 현상이 더 강화되고 절상 국면에서는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한은 측은 “위안화 향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현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원화는 위안화의 흐름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미·중 무역갈등의 전개 양상을 예의주시하면서 위안화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