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배기 아들이 우발적으로 쏜 총에 20대 엄마가 숨지는 사건이 브라질에서 발생했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 G1과 폴랴지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브라질 경찰은 최근 중서부 마투그로수주(州)에서 일어난 총기 사망사고와 관련해 피해자 여성의 남편을 상대로 수사하고 있다.
사건은 지난 13일 발생했다. 마투그로수주 히우베르지에서 2살 아이가 마당에서 놀다가 탁자에 놓인 9㎜ 권총을 만지작거리다 격발했다. 곁에 앉아 있던 아이의 엄마는 놀라서 일어나 잠시 배회하다 쓰러졌다. 흉부와 팔 부위에 총상을 입은 엄마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이 상황은 주변에 있던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녹화됐다.
현지 경찰 조사에 따르면 총기의 주인은 아이의 아빠이자 피해자의 남편이다. 피해자 남편은 정식으로 총기를 구입해 등록한 상태였다. 해당 권총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정부 시절 무기류 소유를 광범위하게 합법화했던 당시 브라질에서 인기가 많았던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경찰은 아이가 우발적으로 총을 쏜 것으로 보고 아이의 아빠이자 피해자 남편을 상대로 과실치사 및 무기류 보관 주의 의무 위반 등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한편 브라질은 2019년 이후 총기 구입·소지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탓에 총기로 인한 사망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2019년 당시 브라질 총기 사망자를 연구한 2024년 논문에 따르면 한 해 동안 약 5만 명의 총기 관련 사망자가 발생했고(사망률 인구 10만 명당 21.6명) 전 세계 질병부담데이터(GBD)상 의도치 않은 총기 부상 사례 및 사망 사고, 장애조정수명이 가장 많은 나라가 바로 브라질이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지난 2023년 1월 3기 정부 출범 직후 관계기관 검토를 거쳐 같은 해 7월 일반인의 총기 소지·사용을 엄격히 규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 당국이 총기류 통제 및 단속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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