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 첫 원내사령탑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7일 송언석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례적인 만남을 하자고 제안했다. ‘카운터파트’와 원활한 소통을 이어가면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비롯한 국정 운영에 대한 협조를 구하겠다는 의미다. 여야 협치의 첫 관문은 19일 본회의 개최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주요 현안에 대한 이견이 커 험로가 계속될 전망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송 원내대표를 예방하며 “경청하고 소통하겠다”고 운을 뗐다. 김 원내대표는 특히 “(송 원내대표가) 예산의 정책통인 만큼 국정의 현실과 책임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지금은 속도가 중요하다. 경제가 흔들리고 민생은 한계선을 넘어가고 있는데 정치가 늦으면 무책임이라는 비난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의 1호 민생 과제인 추경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이에 앞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 고통 앞에서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면서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협치할 자세와 준비가 돼있다. 국회는 민생회복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가장 먼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을 정도로 추경안 통과에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 앞에 놓인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국회 추경 논의를 위해선 1년 임기가 끝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부터 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19일 본회의를 열어 예결위를 비롯해 공석인 상임위원장 선임을 진행하자는 요청을 하고 있지만 당장 법제사법위원장 배분이라는 난관부터 넘어야 한다. 민주당은 국회 관례상 민주당에게 부여된 2년 임기는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정부에 대한 견제 수단으로 야당이 법사위를 가져가야 한다면서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의사일정 논의를 하려고 해도 국민의힘이 원내수석 등의 인사를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라 당장 실무 협상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 논의도 난항을 겪고 있다.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인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과 여야 간사(민주당 김현·국민의힘 배준영)는 이날 국회에서 청문회 일정 및 증인·참고인 채택 등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맺지 못했다. 청문회 기간을 두고 민주당은 ‘이틀’을 요구했지만, 국민의힘에서 ‘사흘 개최’를 주장하면서다. 총리 인선이 늦어지면 내각 구성도 줄줄이 미뤄지는 만큼 속도를 높이기 위한 김 원내대표의 정무적 묘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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