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가 올 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내연기관차를 압도하고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 들어 팔린 수입차 10대 중 8대 이상은 친환경차가 차지하며 내연기관차의 입지는 좁아지는 분위기다.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여전한 상황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신형 전기차까지 가세하면서 시장 수요를 끌어내고 있다.
1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외국산 친환경차 판매량은 9만 222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5% 증가했다. 반면 수입 내연기관차는 같은 기간 38.9% 감소한 1만 8121대에 그쳤다. 전체 수입차 판매량은 9.1% 늘어난 11만 341대로 집계됐다.
이에 수입차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83.6%로 치솟았다. 지난해 말 기준 73.3%에서 단숨에 10%포인트 넘게 성장했다. 국내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를 내놓지 않고서는 소비자 선택을 받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연료별 판매 비중을 보면 하이브리드차(6만 8925대)와 전기차(2만 3295대)가 각각 62.5%, 21.1%로 1·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수입 친환경차가 강세를 보이면서 전통 강자였던 가솔린차·디젤차 등 내연기관차 퇴출 속도는 가팔라지고 있다. 2023년까지만 수입 내연기관차의 판매 비중은 52.4%로 친환경차(47.6%)를 앞섰지만 지난해 26.7%로 꺾인 데 이어 올 들어서는 16.4%로 10%대로 떨어졌다.
특히 가솔린차(1만 6652대) 판매 비중은 15.1%로 역대 처음으로 전기차(2만 3295대·21.1%)에게 밀려날 정도로 시장 환경이 급변했다. 디젤차(1469대) 판매 비중은 1.3%로 한 자릿수 점유율을 겨우 지켜냈다.
내연기관차 대비 높은 연료 효율과 친환경성을 갖춘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시장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주요 수입 브랜드들이 상품성을 갖춘 신형 전기차를 대거 선보이면서 수요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는 지난달 국내에서 모델Y의 부분변경 모델인 ‘모델Y 주니퍼’를 앞세워 6570대를 팔아 전체 브랜드 가운데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보다 57.7% 증가한 수치다. 테슬라가 BMW·메르세데스벤츠 등을 제치고 월간 판매 1위를 기록한 것은 2017년 한국 진출 이후 처음이다.
몸값을 낮춘 수입 전기차가 속속 등장하면서 소비자 진입 문턱도 낮아지고 있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에 도전장을 낸 중국 비야디(BYD)가 4월 중순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한 아토3는 3000만 원대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 주목을 끌었다. 보조금을 감안한 실구매가는 2900만 원대로 낮아져 전기차 대중화의 최대 걸림돌인 가격 부담을 덜었다.
BYD코리아는 지난달까지 2개월 간 아토3 1개 모델로만 1066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냈다. 볼보코리아도 지난 2월 실구매가 4000만 원 초반대인 EX30을 국내 출시하며 전기차 보급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하반기에도 수입차 시장에서 친환경차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 전기차들이 추가되면서 소비자 선택지는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BYD코리아는 최근 중형 전기 세단인 씰의 국내 판매를 위한 환경부 인증을 마쳤다. BYD코리아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의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와 보조금 책정을 거쳐 하반기 중 고객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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