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올해 2분기 전월세 갱신계약 비중이 2022년 3분기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전월세 가격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계약갱신요구권(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임차인의 비중도 크게 늘었다.
22일 부동산R114와 함께 2021년 6월 전월세신고제 도입 이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을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갱신 계약 비중은 44.5%로, 2022년 3분기(45.4%)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전월세 갱신 계약 비중은 2020년 7월 말 계약갱신요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2법 시행 이후 4년 치 보증금을 한꺼번에 올리려는 집주인들로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2022년 3분기에 45.4%로 최대를 기록했다. 이후 금리 인상 등으로 전셋값이 하락하고 역전세난이 심화해 갱신계약은 감소해 2023년 3분기에는 27.2%까지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전셋값이 상승 전환하면서 지난해 1분기 31.0%로 30%대를 기록한 뒤 올해 2분기에 44.5%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 2분기 월세의 갱신계약 비중은 38.4%를 기록하며 신고제 도입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세의 갱신계약은 올해 2분기 48.8%로 2022년 3분기(52.9%) 이후 가장 높았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최근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팔라지고, 월세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신규 계약을 하기보다는 기존 집주인들과 갱신 계약을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23년 6월(0.12%) 이후 작년 말까지 19개월 연속 상승했다. 작년 말 전세자금대출 축소 등의 영향으로 올해 1월 일시적으로 보합을 기록했으나 이후 올해 5월까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은 141만5천원으로, 2015년 조사 이래 가장 높다.
전셋값 상승세로 계약갱신요구권 사용 비중도 급증하는 추세다. 올해 2분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갱신계약 가운데 갱신권을 사용한 비중은 49.7%로 절반에 육박했다. 이는 2022년 3분기 60.4% 이후 최대 비중이다. 전월세 갱신권 사용 비중은 전셋값 하락 여파로 지난해 2분기 27.9%까지 감소했다가 작년 3분기 30.3%로 늘어난 뒤 4분기 42.0%, 올해 1분기 48.1%, 2분기 49.7%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중 전세의 갱신권 사용 비중은 56.9%로 2022년 3분기(68.8%) 이후 가장 높았다.
앞서 임대차2법 시행 후 전셋값이 단기 급등한 2021년부터 2022년 2분기까지는 전세 갱신 계약 중 갱신권 사용 비중이 70%대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으로 전월세 물량이 줄어들면서 전월세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갱신권 사용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윤지해 리서치랩장은 “갱신권 사용 임차인은 최소 4년 간 연 5% 이내 인상률로 동일 주택에 거주할 수 있는 만큼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 갱신권을 사용하는 임차인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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